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에 매료되다.

 

 

최근 션 정혜영 부부의 토크 프로그램을 본 후, 물론 그들의 삶에 존경을 표하며 느낀 바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끌던 것은 그들이 사는 집의 인테리어 이기도 했다. 산뜻하고 감각적인 컬러가 돋보였던 집안 컬러와 소품들을 보면서 넋을 잃고 부러워했다. 아니나다를까 다음 날 연일 화제가 되어 정혜영 집을 검색하는 수가 폭발적 이었던 것 같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던 거야. 여자이니 어쩔 수 없는 거. 이전에 김남주의 삼성동 집도 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에 이렇게 예쁜 집이 있던 거야? 하면서 부러움에 치를 떨던 많은 미시들을 기억한다.

 

 

 

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의 특징은 멋지고 지적이며 아늑함을 배가한다.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느낌도 주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서는 더욱 선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가로우며 전원적인 느낌이 드는데다 소박하면서 여유로움을 안겨주니까. 최근 피플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유치하게 튀는 컬러나 과시용 인테리어 보단 그렇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마일드한 이미지를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외화를 보면 그러한 컬러가 주조로 이루어진 집들의 인테리어가 보편적으로 보이지 않는가.

 

 

 

 

 

내부는 물론 외벽 컬러까지 멋들어진 카키가 유독 많이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조하지 않으면서 포근하고 오래도록 산뜻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전형적인 초록색에 흰색을 가미하고 블랙도 첨가하면서 정말로 자연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자연에 가깝고 도시적인 색채를 띄는 카키는 일종의 절충된 컬러로 보인다. 초록색의 원색은 생명을 의미하고 자아를 표현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때문에 치유의 효과를 담기도 한다. 공부하는 아이의 방을 초록으로 하면 학습 효과도 뛰어나고 시력에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어린 시절 칠판이 초록색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하지만 작가 이상은 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포의 초록이라며 질려했던 구절도 떠오른다. 신인류는 초록에 인위적인 색을 가미해서 카키를 만들고 매료되게 만든 것 같다. 앞으로도 한국의 여성들은 집안의 인테리어 컬러나 소품으로 따뜻한 카키를 많이 찾으려 할 것이다. 집안에 전형적으로 차지하는 컬러는 짙은 갈색빛의 월넛이나 스틸 컬러 혹은 흰색 검정색의 모던함으로 꾸미려고 했던 지난 날을 뒤로 하고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현상을 선호하는 컬러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카키! 그렇다고 전형적인 국방색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카키도 종류가 다양하니까 말이다. 어떤 컬러 톤의 매치가 탁월한 선택일지. 무엇보다 명도 대비가 잘 되어야 할 것이다. 밝고 어두움의 적절한 톤 매치로 단조로움을 피하고 세련됨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에 화이트는 포인트를 살려주는 탁월한 보조색 역할을 할 것이다. 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의 정석 같은 정혜영 집을 보면 화이트가 곳곳에 조금씩 첨가 되어 그야말로 기분 좋은 낭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화이트는 아마도 주인의 세부적인 취향마저 오롯이 드러난다고 보겠다. 레이스를 활용하든, 소품을 활용하든, 감각적으로 돋보일 것이다. 완벽한 공생처럼 카키도 돋보이고 화이트도 돋보이는 조화. 카키는 정말 훈훈하다.

 

사진 촬영을 할 때도 카키를 배경으로 찍으면 이렇듯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그런 의도가 반영된 것일 게다. 더불어 핑크 등 여성스러운 따뜻한 컬러와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카키 컬러의 매력은 끝도 없는 듯하다. 참! 회색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 그러나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유행했던 인테리어 컬러가 아니기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 그리고 조금만 색을 잘못 선택해도 칙칙하거나 구질구질해 보이기도 쉽기에 고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데 혹여 카키를 주조로 한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긴다면 가급적 흰색이 많이 첨가된 라이트한 덜톤의 카키색 벽지를 선택하면 좋을 듯하다. 지나치게 선명한 느낌보다는 조금 새기 바랜듯한 컬러 톤도 더욱 운치 있다.

 

 

카키 컬러에 반하여 인테리어를 구상하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