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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와 z세대의 비교 분석 3편

roo9 2021. 12. 18. 17:50

 

 

소소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취미화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z세대는 제가 꿈꾸던 세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거시적이고 거국적이며 다수결의 원칙을 중시하는 x세대 분위기와 다르게 z세대는 보다 파편적이고 개인화된,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지닌 새로운 종족입니다.  풍부한 감성을 지녔다고 감성충만한 감성충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를 추구한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감성 정치, 감성 공유 이런 거에는 질색 팔색하면서 꽃들에 열광하고 동물이나 환경 보호에 적극적이면서 인간사에 관한 것들은 중립 기어 박으며 감정 놀음에 빠지지 않는 태세를 유지하는 거. 저는 z세대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z세대는 목적에 의해 만났다가 그것이 달성되면 곧바로 흩어져 개인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특징을 지닌다고 합니다. 어떤 사건에 공감대를 얻으면 의견 일치를 보면서 의기 투합했다가 그것이 해결되면 그걸로 끝인데, 기성 세대들은 쟤네가 우리 편인가 보다 하면서 아우르려다 뒤통수 맞는 기분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x세대에게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x세대이면서 이 무리에 끼지 못하여 회색분자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누구한테 배운 것도 아니면서 상황을 객관화하려는 경향, 혹은 한 사건에 대해서만 판단하려는 경향때문에 항상 친구나 가족들에게 너는 대체 누구편이냐, 라는 원성을 자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편애가 없는 성향도 아니거든요. 저는 누구보다 편협하면서 편견도 심한데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상관없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비난이 아닌 비판하는 게 옳다고 보는 쪽이라서요. 이런 사고로 인해 불협화음한 적이 꽤 되었고 그러나 인간관계에 신물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우리 편은 무조건 옳고 잘못은 무조건 덮어줘야 한다는 식의 우리끼리 마인드는 타조가 위급할 때 제 얼굴만 땅에 묻는 거랑 다를 게 없다고 보는데, x세대는 워낙 결속과 단결을 중시했던 터라 편을 가르고 의견을 통일하고 그런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세대의 조직 문화를 끔찍하게도 싫어했습니다만. 요즘 z세대는 그런 분위기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저 자신도 아무리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한다 해도 어떻게 인간이 하는 일에 편견이 없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냉혈한도 아니고 매번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행태도 바람직해 보이진 않습니다. 뭐든 적당한 게 좋겠지요.

 

 

 

다만, 적어도 박쥐 같이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하는 이중 행태 혹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식의 이중 씽킹 잣대는 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은 세대간의 특징이라며 집단 중시, 개인 중시 경향과는 상관없이 인간 자격에 관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도 크게 세대간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면 x세대는 우리 끼리, 밀레니얼 세대는 아몰랑 나만 아니면 돼. z세대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정도가 아닐까요?

 

 

소유의 개념도 그렇습니다. x세대는 개인 소유에 대한 집착이 남다릅니다. 유난히 남다른 게 아니라 x세대까지는 그런 문화 속에서 자랐기에 자기 소유의 자산 형성에 남다른 의미를 두는 편입니다. 자가용, 자가는 물론 자식들도 소유 개념의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도 여전히 남아있는 잔재이긴 합니다. 그러나 좀 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보다는 공유 개념으로 진일보한 면이 두드러지긴 합니다. x세대만 해도 남의 옷이나 물건을 쓰는 거에 대해 께름칙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나바다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하더니 거리 곳곳에 빈티지 샵도 넘치고 재활용 센터도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그런 공유 개념이 x세대 후기부터 시작해서 MZ세대에는 보편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것 같은데요. 이에 더 나아가 z세대는 소유, 공유 개념을 떠나 공존의 개념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존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뭔가 함께 공유하는 것을 뛰어 넘어 물리적, 생리적인 공존을 중시하는 경향이 지배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간에 대한 개념도 오프 라인의 공존도 중시하지만 온라인 상의 공통된 zone도 중시하는 경향입니다. 공존은 90년대부터 활성화된 세계화의 완결판 모드 같아 보입니다. 세계는 인터넷이란 한 공간에 모여 다같이 사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정립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가 아닌 다양한 인간 군상과 동식물이 지구라는 공간에서 공존한다는 결속력이 강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남북 통일이란 의미가 퇴색해 가는 그런 기분? 나라 안에서는 남북은 물론 좌파 우파, 젊은 세대 노인 세대 등 온갖 편을 가를 수 있는 상황은 다 만들면서 투쟁하고 있는 분위기지만요. 보다 넓고 크게 보면 어디든 세상 사는 거 다 비슷하고, 심지어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문화적 공통체를 이루면서 인간사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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