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ties(인문학)/모든것의 역사 및 철학

리더의 부재 사이비 신앙과 진영 이데올로기 대혼돈의 시대

roo9 2025. 4. 23. 12:39

사사기 18장은 단순한 고대의 지파 이동 이야기로 보이지 않는다. 권위의 부재, 신앙의 타락, 우상의 제도화, 그리고 기억의 조작까지—이 모든 구조는 오늘날 한국 정치와 종교 풍경 속에 낯설지 않다.


1. 사사기의 진단: 왕이 없었던 시대

사사기 18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더라.”
이는 단순히 정치 지도자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성의 부재, 공동체 윤리의 해체, 권위의 분산과 도덕의 상대화를 말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에도 이 구절은 깊게 각인된다. 대통령의 무능과 결국 부재로 이어지면서 권위가 도덕적 근거를 잃었기 때문이다. 정치, 언론, 종교까지—모두가 진리보다 이해득실과 진영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2. 미가의 집과 한국의 사이비 기독교

사사기 17~18장에서 미가는 은을 훔치고는 다시 돌려준다며 삥땅친 여분의 은으로 자기 집에 사제와 신당을 차렸다. 신앙을 사유화하는 것도 모자라 타락한 레위 지파 제사장을 고용하여  종교를 자기 합리화의 도구로 삼았다. 종교를 사익에 쓰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오늘날 한국의 사이비 기독교 세력과 놀랄 만큼 닮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에 나에게만, 혹은 내게 말하셨다고 주장하고, 거짓 계시를 근거로 정치 선동을 일삼는다. 그리고 신도들을 정치적 병사로 훈련시켜 계몽이니 회복이니 하면서 조직을 만들고 국가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기까지 한다. 

 그들은 진리를 말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종교를 소비한다. 현대 한국 종교계는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성당의, 교회의 절의 주인을 맹신하고 있다.  사사기 18장에서 레위인이 조용히 자신을 고용한 미가를 떠나 더 강한 단 지파를 따른 것처럼,
한국의 일부 종교인은 권력과 돈을 좇아 쉽게 진영을 바꾸고, 진리를 버린다.

 

전광훈 목사와 세이브 코리아 주최 그라운드씨와 전한길

 

3. 단 지파의 약탈과 ‘정의’의 왜곡

단 지파는 미가의 신상과 제사장을 무력으로 빼앗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지파만의 신앙 체계를 구축했다. 이것은 정의롭지 못한 수단을 통해 종교적 권위를 확보하는, 폭력의 신성화 과정이다. 현대 정치에서도 이러한 ‘폭력의 제도화’는 비일비재하다. 좌파나 우파나 내가 옳다는 신념을 앞세워 상대를 비난하고 거짓 선동이 난무하고 국익보다 진영의 이익을 앞세우며 국민의 판단력은 극단적 담론 속에서 마비되고 있다.

 

최근에는 좌파 진영에서 퍼뜨리던 한동훈에게 하던 인신공격이, 오히려 우파 내부에서 한뚜껑, 살모사, 배신자, 뽕브라, 같은 표현으로 그대로 재활용되고 있다. 북한식 선동 어휘가 한국 정치 안에서 일종의 믿음의 언어처럼 쓰이고 있는 현실은 참담하다. 게다가 진영의 깃발 아래 미국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 트럼프 사진이 성물처럼 흔들린다. 탄핵당한 대통령은 예수로, 윤버지로, 이 역시 좌파 진영의 이재명에게 붙인 어휘를 그대로 차용해서 쓰고 있는 꼴이다. 

 

사람들은 이제 무엇이 진짜 진리인지, 어떤 이름이 원래 정당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억은 이미 조작되고, 역사는 누군가의 입맛에 맞게 덧칠되었기 때문이다.


4. 진영 정치와 종교 이데올로기의 접합

오늘날 한국의 정치권에는 친중/반미, 반중/친미처럼 이분법적 구호가 넘쳐난다. 이들은 때때로 정치가 아닌 신앙의 언어로 선동된다.
“이 편에 서지 않으면 매국노다”, “저 편은 사탄의 세력이다”, 이런 극단의 언어는 이미 종교 전쟁의 수사학이다. 단 지파가 라이스를 무너뜨릴 때, 하나님 이름을 내세웠지만 그 속은 강자의 전략이었을 뿐이다. 현대 정치도 마찬가지다. 진영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이 정당화되고, 선과 악의 기준이 아니라, 내 편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된다. 이것이 바로 사사기 18장이 보여주는 경고다. 진리가 사라진 신앙, 공의가 없는 정의, 그리고 기억을 지운 이름들. 그 모든 것의 뿌리는 “왕이 없었더라”, 이지만 현재 한국 정치사에 갖다 붙이면 참된 어른이 없고 참된 리더가 없기 때문이다.  즉 공동체적 기준이 실종된 시대정신의 붕괴에 있다.


마무리 – 신앙과 정치, 모두가 무너지는 지점

사사기 18장은 단지 먼 고대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정치의 종교화, 종교의 정치화, 그리고 타락한 진영 논리 속에서 흔들리는 공동체의 초상화다. 한국 사회가 지금 직면한 문제는 이스라엘이 직면했던 문제와 다르지 않다. 진리를 사유화하고, 힘을 신성화하며, 모든 것을 진영으로 나누는 순간, 우리는 사사기 18장의 재현자가 된다. 제발 정신을 차리고 신앙의 힘보다, 애국의 힘보다 현실에 눈을 뜨고 자성하는 시민 의식이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 맹신보다는 냉철한 질문이, 복음보다는 정의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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