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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school/영어

자신을 나타내는 대명사 I를 항상 대문자로 쓰는 이유에 관하여

by roo9 2024. 10. 11.

영어 I는 자신을 나타내는 대명사이며 문단과 상관없이 항상 대문자로 쓰입니다. 이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I가 항상 대문자로 쓰이는 이유는 중세 시대 표기의 혼동 때문에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필기체 혼동때문에 구별하기 위해서

 

영어의 철자와 문법은 중세 영어와 초기 근대 영어 시기에 걸쳐 크게 변화했습니다.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보면 극중 초반에 시대가 변화하면서 영어 발음이나 사용 등을 두고 상류층에서 뭐라고 하던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런 것과는 별개로 노트에 필기체로 쓸 때 소문자 i 가 너무 작아서 다른 글자들과 구별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세 시대부터 식자들이 i를 보다 구별되게 쓰기 위해 대문자로 쓰게 되면서 명확하게 식별이 가능해졌고 그렇게 고착화되게 됩니다. 그러니까 눈에 띄게 구분하기 위해서 대문자를 썼다는 것입니다.

 


자아의 강조

 

나를 지칭하는 대명사 I를 유독 대문자로 쓰는 것을 두고 서양의 기본 사고가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해서 인가? 싶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자아를 표현하는 중요한 단어인 만큼 개인의 중요성과 존엄성을 더 강조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대문자로 쓰게 되면서부터 자긍심이 높아졌다고 보여집니다.

 

 

 

 


 

관습이 표준화로

 

그렇게 식별이 잘 되기 위해 관습적으로 쓰던 방식이 시대가 변해도 표준화로 자리를 잡았고 인쇄술이 발전했음에도 영어 철자가 더 규칙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I는 대문자로 완전히 정착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나를 표현할 때 소문자로 i로 쓰게 된다면 명백한 오류가 된다는 것이지요.

 

 

 


 

시각적 명확성과 자아의 중요성

 

대명사 I가 이렇게 대문자로 쓰이게 된 이유는 시각정 명확성과 더불어 자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 큽니다. 처음 의도는 시각적 명확성이었고 그러다 보니 자아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는 것인데요. 자신을 표현하는 특별한 위치를 가진 단어로서 자부심과 책임이 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보통 한국이나 동양권에서는 개인을 낮추는 것이 사회적 가치관이어서 내가, 나는보다는 제가 저는, 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데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자신을 낮춰서 부르는 것이 싫더라고요. 나는 이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또 서양인 중에서도 I가 대문자로 쓰이는 게 불만을 가져서 20세기 이후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이러한 규칙에 의도적으로 반항하는 작가들이 등장하여 어떤 작가 중에는 자신의 작품에서 개인의 겸손함과 고독을 나타내는 시각적 장치로 의도적으로 소문자 i를 쓴 경우도 있긴 하다고 합니다.

 

 

 

 

 


 

언어학적 논의

 

대문자 I를 쓰는 것에 대한 의문이나 불만 혹은 불편함을 품은 학자들이 없지는 않았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일관성과 명확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대문자 I를 수용하고 인정하고 규칙이 되어 버렸는데요. 현대인들, 그러니까 요즘 시대에는 인터넷 등 채팅 창이라던가 커뮤니티를 하면서 대문자 I를 쓰는 번거로움 때문에 소문자 i로 대체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타이핑의 편리함 때문인 것이죠. 그렇지만 여전히 공식 문서나 학문적 글쓰기 보편타당적인 상황에서는 무조건 대문자 I를 써야 합니다. 하지만 빠름을 요구하는 타이핑 시대에 언젠가는 대문자 I도 i로 써도 된다는 규칙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너무 귀찮아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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