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날씨 탓인지 여자들이 스모키 화장을 많이 하고 다닌다. 여성들은 가뜩이나 크고 예쁜 눈을 더욱 도드라지게 강조하기도 하고,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밋밋한 느낌의 동양인은 그래서인지 외국만 나가면 줄기차게 라인을 그리고 스모키 화장을 선호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한다.
이렇게 날씨가 꿀꿀한 날은 더욱 스모키 화장이 땡긴다. 비가 오는 날 = 우울한 날은 성립하지 않지만 왠지 가라앉는 건 사실이다.
스모키 화장은 반드시 아름다워 보이기 위한 화장은 아니다. 우리가 잡지에서 보는 예쁜 스모키 화장은 그냥 잘 다듬어진 파티 화장일 뿐이다.
평소에 스모키 화장을 하고 싶다면 아름다움 보다는 개성을 선택하는 것이 더 표현하기 쉽고 시크하고 매력적이다.
눈을 커보이기 위하여 예뻐 보이기 위하여에 대한 고민 보다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블랙으로 칠하는 게 스모키 화장의 묘미이다.
게다가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스모키 화장은 그저 뷰티 화장에 지나지 않는다.
소극적인 사람들이 몸에 과감한 타투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과 같이
스모키 화장을 하면 왠지 과감해지고 도전적이며 용기가 생긴다고 해야 할까?
그것이 스모키 화장의 힘이다. 나를 조금 대범하게 만들어 주고 일탈 욕구를 다소나마 해소하게 되는 것.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설렁설렁 블랙 펜슬 하나로 미친듯이 가볍게, 어눌하게, 허술하게.
약간의 똘끼를 담고서.....표현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오는 날에는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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