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지룩은 노숙자 혹은 거지처럼 입고다니는 스타일을 일컫지만 그들이 마땅히 옷이 없어 덕지덕지 걸쳐입다보니 나름 멋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한 것 같고요. 본래 그런지룩은 그런지록에서 파생된 자유롭고 퓨전한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그런지룩은 편안한 일상복 같은 스타일이며 흑인들의 가난한 빈민 지역 스타일은 게토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흑인 사회보다 백인 사회에서 유행하였고 90년대 폭발적으로 캐쥬얼한 의상과 콜라보되면서 그런지룩은 멋쟁이 패션으로 자리잡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무리 90년대 스타일이 유행이라고는 해도 9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입고 다니면 응사를 찍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그런지룩은 조금 촌스러워 보인다는 겁니다. 그게 나름의 스웩이고 힙한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어딘가 어정쩡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기 보다는 몸매의 장점은 가리고 오로지 편한 정신만 추구하는 터라, 특히 음악가들이 이러한 스타일을 즐겨입는 것 같습니다. 뭔가 안목이 남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그런지룩을 국내에서 가장 잘 소화하고 있는 셀럽은 바로 아이유입니다. 몇 년 전에 히트한 효리네 민박집에서 아이유는 털털하고 문학적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도 그렇지만요. 그 당시 아이유의 독특한 패션 감각에 이효리가 혀를 내두른 적이 있는데요. 옷을 잘 입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아이유니까 뭘 입어도 러블리하긴 합니다. 암튼, 아이유는 그런지룩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고요. 특히 90년대 완벽 재현룩으로 말입니다. 진짜로 아이유니까 저리 입어도 봐줄 만 한 거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리한나는 아이유처럼 편안한 스타일만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 스타일 폭이 다양한 편이지만, 그런지룩을 매우 섹시하게 잘 연출하는 가수로 인정입니다. 그런지룩이 이렇게 섹시하고 감각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리한나를 통해서 배웁니다.
편안한 스타일의 아이유가 그야말로 군더더기없는 완벽한 그런지룩을 모범생처럼 소화했다면요. 리한나는 뛰어난 몸매를 어필하면서 섹시하고 매력있는 그런지룩을 연출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반면 빌리 아일리쉬는 거의 ADHD 증후군 모드의 그런지룩을 아주 엽기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독특한 거지같다고나 할까요. 상당히 육감적인 몸매 소유자임에도 박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섹시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고 암튼 너무 독특한 그런지룩 소화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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