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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미스테리 잡다구리

유다지파와 에브라임지파의 대립 최후의 승자는?

by roo9 2025. 3. 25.

성경에서 유다지파와 에브라임지파는 하나님의 열 두 지파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명망 있는 가문에 속합니다. 다윗 왕가를 배출한 유다 지파와 요셉의 후손이며 여호수아가 속한 에브라임 지파는 그야말로 명문가입니다. 그중에서 유다 지파는 12지파 중 최대 최강 힘을 보유한 지파였습니다.

 


여호수아 7장에서 비롯된

여호수아 7장에는 조금 황당한 사건 하나가 발생합니다. 일명 아간 사건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아이성의 패배 원인을 유다 지파 소속의 아간이 전리품을 훔친 죄 때문에 가족이 몰살당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간에 대한 신상 정보는 간략한 족보 밖에는 전혀 나와 있는 것이 없는데요. 단서라고는 유다지파 소속이라는 것뿐입니다. 유다지파는 12지파 중 가장 힘이 센 지파입니다. 그리고 당시 여호수아가 집권한 시기의 여호수아는 에브라임 지파 소속입니다. 에브라임은 요셉의 후손으로 명망 있는 가문으로 자부심이 엄청난 가문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호수아가 집권하자마자 유다 지파 출신 아간이 걸렸고 아간에게 죄인이란 낙인을 찍습니다. 이에 유다 지파도 군말없이 인정하는 분위기였고요. 성경에는 전혀 유다지파의 감정선을 드러내지 않았고요. 오로지 신앙적 관점이니 여호수아 7장에 등장한 아간은 그저 교훈적인 내용 일색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정치적 모략이나 암투는 전혀 배제한 채 하나님의 말을 듣지 않은 아간 때문에 전쟁에 패했고, 그래서 아간과 가족들이 몰살당하며 본때를 보여주는 내용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그 어떤 목사들도 아간이 억울하다거나, 아간이 그렇게 희생양이 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유다 지파는 12지파 중 대빵이라고 해도 될만큼 어마무시하게 막강한 지파입니다. 훗날 다윗왕도 그렇고 예수 그리스도까지 유다 지파 출신입니다. 그냥 왕의 지파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유다 지파 소속의 아간을 공개 처형했다는 것은 여호수아의 나름 속셈이 있던 거로 보입니다. 지파간 미묘한 줄다리기 같은 거죠. 

 


희생양 시스템

 

여호수아는 쟁쟁한 지파, 그리고 갈수록 세력이 강해지는 지파와 서열 싸움을 하는 것보다 하나님 앞에서 지파 같은 건 다 무시하고 죄 지으면 그냥 죽는 거다,라는 엄포를 한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오히려 자신이 패배한 전쟁에 혹여라도 기어오를까 싶었던지 유다 지파 사람을 앞세워 희생양으로 삼은 것일 수도 있죠. 그래야 모두가 잠잠해지고 기강을 잡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정권 초부터 죄지으면 다 죽인다, 이렇게 각인을 시킨 겁니다. 이런 일은 현대 정치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거물급 인사 하나 보여주기 식으로 제대로 주저앉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니죠.

 

더 의심스러운 것은 아간은 분명 유다 지파이고, 이 당시에는 누구의 자식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졌기에 여호수아도 눈의 아들이 강조되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아간은 그냥 개인 아간의 정체성에 더 비중을 둡니다. 아간이 유다 지파라는 것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요. 카르미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아버지 카르미에 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 않습니다. 정말 이들의 자식이 맞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철저하게 개인의 죄로 낙인을 찍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다 지파라는 것은 딱 못 박아 두는 정도로 해두었고요. 일반 백성들 입장에서는 유다 지파 출신도 죄지으면 죽음이야,라는 경각심도 제대로 심어준 계기가 되었을 테고요.

 

 

유다 지파란 이름은 소진되었어도 실제로 유다 지파 출신 사람을 그리 죽였는데도 반발이 없었다? 이것도 좀 의미심장하긴 합니다. 하지만 유다 지파가 괜히 최강 지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세력을 잠재우기 위해서 여호수아가 그렇게 엄포를 놓는 것을 보고 대적하거나 불만을 갖는 것이 아닌 그냥 묵묵히 받아 들였습니다. 당연히 후일을 도모하기 위함이었겠죠. 일단은 아간 사건 이후 유다 지파가 원한을 품었다거나 불만을 표시했다는 내용은 일절 기록된 바가 없습니다. 그렇게 여호수아는 초장에 크게 한번 유다 지파 망신 혹은 기강 한번 제대로 잡고 자신의 전쟁 패배도 상쇄한 셈이 되었고요. 유다 지파는 여호수아 집권기 내내 자기 땅 분배 잘 받고 조용히 자기 자리 차지하면서 무리 없이 잘 지냈습니다. 공식적으로도 유다 지파의 치욕 이런 기록조차 없었고요.

 

 


 

유다 지파와 여호수아의 모종의 딜

 

결국 아간 사건 이후 유다 지파와 여호수아는 얻은 게 더 많았습니다. 유다 지파는 이후 땅 분배 때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하였고요 이후 다윗 왕조로 직행하며 남왕국으로 독립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자칫 권위가 실추 되었을 수도 있던 상황을 아간 하나 희생시킴으로써 기강을 제대로 잡게 되었고요. 그렇게 유다 지파는 작은 것 하나 내주고 실속을 제대로 챙기는 구조로 보입니다. 

 

 

 


 

최후의 승자 유다지파

 

모든 사람들이 아간이 잘못해서 공개 처형된 것만 집중할 때 저는 정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린 유다 지파를 생각하게 됩니다. 여호수아에게 집중 공격을 당할 수 있던 상황을 잘 참고 넘기니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죠. 이래서 정치인은 나서야 할 때 참아야 할 때 기다려야 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호수아 집권기 내내 좋은 땅 받고 조용히 꿀빨고 살았죠. 그리고 여호수아가 죽고 사사 시대에 돌입하자 드디어 중앙 리더십이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지파별로 따로 놀기 시작하고요. 그런데도 왕을 배출했던 에브라임 지파가 우리가 중심이야 중심 우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지 하면서 위세를 떨칩니다. 그러나 에브라임 지파는 과거의 명성만 가지고 자부심만 절었지 능력면에서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지파들 꼬투리 잡고요. 여기저기 우리가 중심인데 왜 우리말 안 들어, 이런 식으로 권위만 앞세우는 짓을 일삼습니다. 결국 대폭발 하여 왕정시대 분열로 이어지게 되고요. 베냐민 지파의 사울에 이어 유다 지파의 다윗 그리고 유다 지파의 솔로몬이 권력을 잡게 되고 북쪽 에브라임 중심 세력의 불만이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죽자마자 에브라임의 여로보암이 북쪽 열 지파를 데리고 북이스라엘로 분리 독립하게 됩니다.  이후 완전히 분열됩니다. 

 

유다와 벤야민 지파 중심의 남유다와 에브라임 중심의 북이스라엘은 완전 분열되어서 지지고 볶고 싸워 댔고요. 결국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한테 멸망하고 남유다는 바벨론 포로까지 갔다가 살아남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유다 지파가 최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이쯤되면 여호수아의 아간 사건은 유다지파와 에브라임 지파의 대립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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