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서의 제비 뽑기를 보면서 겉으로는 공정한 분배를 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기득권이 보장된 불평등한 구조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며 평등은 그저 시스템 밖에서만 존재하는 말 같이 느껴집니다.
제비 뽑기란 시스템
성경 여호수아편을 읽다가 평등이란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여호수아가 군대를 이끌고 가나안 땅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지파들끼리 땅을 분배받는데요. 뭔가 미온적인 다른 지파들을 위해서 공평하게 한답시고 제비 뽑기로 나눠 갖게 됩니다. 그런데 구약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제비 뽑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여호수아가 집권한 시기부터가 군사정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세가 율법을 정리하고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제대로 점령하는데 잔인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아이성에서 폭망한 후 책임 전가를 위해 유다 지파지만 무명의 아간을 공개 처형하면서 책임을 무마하고 위계를 다시 잡습니다. 이때 아간을 족치기 위해 제비 뽑기로 아간이 뽑히죠. 이것이 신의 계시라고는 하지만요, 탐심인지 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요. 그리고 유다 지파와 요셉 지파는 먼저 땅을 차지하고 다른 지파들끼리부터 제비 뽑기를 하게 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제비라는 것을 뽑기 이전에 이미 세계는 불평등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중 가장 세력이 큰 유다 지파는 스스로 자기 몫을 요청하고 자력으로 개척한다고 하면서도 불공정을 의심받기는커녕 추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명망있는 요셉의 두 아들은 지파를 하나도 아니고 둘로 나눠서 지분을 더 많이 나눠 갖게 합니다. 그중에 한 명 에브라임 지파 출신 통치자가 여호수아죠. 그리고 땅을 안 받는 대가로 다른 지파의 소산물 등 십일조를 헌납받는 레위 지파가 있습니다. 알고 보면 가장 꿀빤 레위 지파는 모세가 속한 지파입니다. 이렇게 가장 강한 권력 집단은 제비 뽑기에 세 제외가 됩니다. 아니 필요가 없던 거죠. 이 보이지 않는 설계와 묵인된 권력 아래 제비뽑기가 가장 공평하다며, 정당한 질서인 양 꾸며놓은 상황이 현재와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평등의 의미
역사적으로 평등이란 단어는 선언은 되었으나 실현된 적은 없어 보입니다. 프랑스혁명에서 만인은 평등하다고 했으나 왕을 없애고 자본이 왕이 되었고요. 공산주의는 계급 없는 사회를 외치지만 누구보다 계급을 따집니다. 기독교에서는 누구나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지만, 교회 다녀 본 분들은 다 알죠. 목사 자제들이 얼마나 특별 대우를 받고 자라는지를... 교회 안에도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가 뚜렷이 존재합니다. 기독교도 그렇고 인간 사회는 언제나 항상 서열을 만들고 권위를 설정하고 구분을 지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본능인 것 같습니다. 성경 안에서도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데 인간 본성 악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평등은 그저 이상일 뿐, 현실 속엔 계급이 본능처럼 존재하는 겁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능과 신체 그리고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평등하게 살 수가 있을까요? 설령 아무리 평등하게 출발한다고 해도 개인의 선택과 운, 그리고 유산과 배경이 결과를 다르게 만들잖아요. 과정이 아무리 평등하게 설정된다 해도 그 평등 안에는 특권층의 선택 이후에나 가능한 설정 범위인 것이죠. 특채, 특례, 수시 합격 등 다 평등의 범위 밖에서 가능한 영역이잖아요. 유다 지파와 요셉 지파(에브라임과 므낫세)가 제비 뽑기 이전에 땅을 챙겼듯이요. 결과의 평등은 말도 안 되는 값인데 기회의 평등마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억울해 하지만, 태초부터 그리 설정된 값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평등을 외치는 교묘한 것들
사유없이 공평하게 공유를 외치는 공산주의 등 평등을 외치는 정권일수록 당 내부 서열부터 계급이 없는 척, 허물이 없는 척, 매사 스스럼없는 척하면서도 더 대접을 받으려고 합니다. 민주당 의원들 갑질 좀 보세요. 국힘당이라고 다를 건 없어 보이나, 얘네는 대놓고 속물 지향하는데 민주당은 태생이 약자 보호에 평등주의를 외치는 것들이었잖아요? 근데 당대표부터 국민들 앞에 예의가 없어 타령하고, 겉옷을 여자 국회의원이 벗겨 주고 들어주고, 단식한다고 절을 하질 않나, 정말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습니다. 소련, 북한, 중국 하는 짓이 다 이렇게 우습습니다. 그러니까 평등을 절대화하는 집단일수록 내면의 권력은 더 견고해서, 너무 견고해서 우스꽝스러울 정도입니다. 기독교에서도 몇 명이나 될지도 모르는 약자, 과부, 이방인을 위한답시고 십일조를 걷어서 레위 지파가 다 먹는 구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민주당도 소수자, 젠더, 인종,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답시고 평등을 외치지만 결과는 말 안 해도 아시죠. 이들이 했던 일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차별과 혐오를 만들어 내는 데만 일조했습니다.
진짜 평등이란
같이 나눈다고 다 평등이 아닙니다. 능력있는 자에겐 책임을, 도움이 필요한 자에겐 기회를, 원활한 사회 구조를 위해선 규율과 자율의 균형을 등 차이 속의 조화를 고려해야지 우리만 빼고 너희들만 제비 뽑기로 나눠 가져 식의 평등은 분노와 불신만 낳게 되는 겁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같은 자를 같게, 다른 자는 다르게 대우하는 게 정의라고 하였습니다. 바울은 몸의 지체가 다 같을 수는 없다고 했는데요. 그렇다고 조국처럼 자기나 자기 자식들은 특권층으로 지내면서 다른 자식들은 가재나 게, 붕어로 살라고 하면 안 되는 거죠. 조국처럼 불공정한 출발선에 대한 문제 제기 없이 결과를 수용하라는 위선적 격려가 아닌 다름의 역할, 역할의 균형을 강조해야 했어야죠. 아리스토텔레스가 같은 자는 같게 다른 자는 다르게 대우하는 게 정의라고 했던 말의 의중은 능력, 책임, 덕성의 차이를 인정해야 진짜 정의가 가능하며 평등은 무차별이 아니라 균형 잡힌 분배를 뜻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순간부터 엘리트가 통치하고 민중은 그에 따르는 것으로 흘러갔는데요. 현대 정치인들, 무슨 계몽이니, 헛소리 하는 인간들이 딱 그런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가장 무서운 건 죄인이 아니라 의인인 척하는 죄인이라는데 감옥에 갇혀 있는데도 여전히 나불거리는 조국을 보며 의로운 척하는 죄인이란 말이 딱 와닿습니다. 겉은 정의로운 척 속은 특권일색인 이들은 고대 성경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네요. 이걸 왜 신학자들은 비판하지 않고 영토를 어떻게 왜 이렇게 나눴을까 등에만 골몰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잡학다식 > 미스테리 잡다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둔한 왕좌, 권력의 고립이 초래한 몰락 (0) | 2025.04.08 |
---|---|
창조 신화의 공통점 거인의 신화 혹은 실화? (0) | 2025.04.04 |
기브온과 이승만의 탁월했던 생존 전략 (0) | 2025.03.27 |
유다지파와 에브라임지파의 대립 최후의 승자는? (0) | 2025.03.25 |
성경 속 언약궤가 핵무기였을 가능성은? (0) | 2025.03.23 |
성경 속 신비한 유물 순금으로 제작된 언약궤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0) | 2025.03.17 |
다차원 공간과 다차원 세계의 개념 정리 (0) | 2025.03.02 |
성경 속 아몬드 나무의 의미와 상징에 관하여 (2) | 2024.12.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