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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col media/미디어 리뷰 모음

응답하라 1994 우리에게 일어날 기적편 리뷰

by roo9 2021. 11. 2.

응답하라 1994 12회 우리에게 일어날 기적편은 일화의 기적 같은 아기를 하숙생들이 번갈아 가며 봐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때는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고 1994년 12월 30일날 나정의 고백 이후 줄곧 쓰오빠를 짝사랑 하는 상태이고 칠봉도 마찬가지로 나정의 주위를 맴돌며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

 

 

 

쓰레기가 머무는 오피스텔에 심부름을 보내는 일화. 나정의 거랭벵이 같은 옷차림에 갈아 입고 나오라고 성화지만 나정은 그대로 간단다.

 

알고 보니 10분 전 온갖 요변을 다 떨고 있던 것.

아직 화장도 서툴고 멋내기에 익숙치 않은 나정은 욕심이 과했던 건지 화장도, 머리도 망치더니 끝내는 멋내기를 포기하고 자포자기한 상태로 문을 나선다.

 

짙은 밍크 브라운 느낌의 립스틱 컬러와 가운데 부터 립라인 그리던 당시의 화장 패턴을 고스란히 흉내낸 모습이다. 빵터졌지만 나정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집 앞에서 트윈케잌을 다급하게 찍어바르는 나정의 모습도 왠지 낯설지가 않다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 오피스텔엔 탐탁치 않은 둘째 오빠만 있었고 몰라보게 예뻐진 나정을 보고 시집오라며 너스레를 떤다. 시험 준비 등 바빠서 정신이 없는 쓰레기는 나정이가 온 줄도 모르고 들어오자마나 소파에 드러 눕는다. 양말을 벗고 웃통을 벗어 제끼며 자는 모습이 완전 생활 연기 리얼 그 자체.

 

 

 

피곤한 와중에도 나정을 보고 일어나 데려다 줄 생각을 하는 정우

 

 

나정은 내심 기분이 좋지만, 여전히 동생 취급하는 정우의 태도에 못마땅해 한다.

볼을 꼬집고 머리를 쓰다듬고 하는 행동이 쓰레기 말대로 니 좋아서 그러는 거라며 나만의 애정표현이라고 하는데도 나정은 발끈한다. 정우의 모든 연애사를 꿰뚫고 있던 나정은 앙탈을 부리며 다른 여자한테도 이러냐며, 니는 나를 여자로 안 보는 기라며...

그랬더니 무심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는 니  그날이가....염소 소리 메에~

 

 

 

-그게 지금 여자한테 할 소리가.

쓰레기는 구구절절 증후군에 관해 늘어 놓는다. 사랑을 할꺼야라며 간접적으로 감정을 노출한 노래를 부르지만 나정인 심통이 나서 꺼버리고.

감기걸려 코를 풀고 묻은 휴지를 보통 여자 같으면 지저분하다고 할 것을 나정은 사랑스럽게 떼어 준다. 그리고 손으로 정우 얼굴을 감싸며 요새 로션 안 바르재 하고 묻는다. 여름에 무슨 로션을 바르냐고 하고 

나정은 뮤지컬 같이 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정우 반응은 시큰둥하고 나정은 됐다 니 같은 금수한테 뮤지컬이 웬말이노, 라고 접고. 떡볶이 먹자며 차를 세우라고 한다.

 

 

비위가 약한 나정은 순대를 싫어하고 정우는 절대 떡볶이에 찍어 먹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결국 찍어 먹고 만다.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지만 둘의 옥신각신한 모습은 애정이 철철 넘쳐 보인다.

 

 

나정을 집 앞에 데려다 주고 다소 서먹한 기운이 감돌고 나정은 팔을 벌려 안아 줄 것을 요청한다. 정우는 나정을 다정하게 안아준다. 좋아 이런 자세.

 

나정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마음에 든다. 정우랑 남달리 특별하고 각별한 관계인 것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에 충실한 모습이 질퍽거려 보이지도 않고 건강하고 좋아 보인다.

 

 

 

 

 

 

첫사랑의 친구와 큰 형이 결혼한 상황에서 둘째 형은 미련이 남지 않느냐고 하지만 쓰레기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고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말한다. 둘째 형은 천하의 정우가 그리 우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쓰레기도 첫사랑에 대한 남모를 아픔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쁘다. 엄청 이쁜 아다.

-성격이 지랄 같다. 청순가련이랑 거리는 멀고 술 마시면 주사도 있다.

둘째 형은 근데도 엄청 이쁘다고? 하면서 놀란다. 쓰레기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던 부분.

 

화제가 되었던 인형 복선.강아지가 의자에 깔린 건 칠봉의 삼풍 백화점 사건을 암시. 그러나 칠봉이 들어와 의자로 치우며 무사함을 암시하기도.

 

나정은 결혼식때 잘보이기 위해서 오이 맛사지를 받고 있고 여전히 칠봉에겐 단호박녀 이미지를 고수한다. 칠봉은 그렇게 불쑥불쑥 나정의 방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는데 여태 정우가 살던 때는 빈방에 들어오거나 나정이가 주로 정우 방에 들어갔던 것에 비하여 대조된 모습이다.

 

 

어찌보면 나정과 칠봉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데도 나정의 정우에게 적극적인 모습은 사랑스럽고 칠봉이 나정에게 구는 모습은 뭐랄까 다소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정우가 나정을 좋아하는 것을 안 상황에서 이리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웠을 듯 싶기도 하고. 뭐랄까 조금 눈치가 없고 저돌적인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

 

 

 

칠봉인 나정에게 오이 붙이기를 도와 준다며 얼굴 전체를 숨막히도록 덮여 버린다. 귀엽다.

 

형의 결혼식날 다소 늦게 도착한 정우. 아빠의 탐탁치 않게 여기는 모습과 반가워 어쩔 줄 모르는 엄마의 상반된 모습.

 

 

하객들을 맞이한 가운데 나정의 식구들이 등장하고 나정의 몰라보게 예쁘고 말쑥한 차림에 내심 설레는 듯 묘한 표정의 정우가 돋보인다.

 

 

 

쓰레기 부모는 나정이 예뻐졌다며 시집올래 하면서 골라 보라 하고 둘째 형이 나정에게 윙크를 날리자 성동일은 죽여 버릴라며 애드립 날려 주시고.

나정의 뒷모습까지 흐뭇하게 지켜보는 정우. 매력 철철 넘침.

 

 

 

그리고 형과의 돈독한 모습. 그리고 나정이 등장하자 둘째 형은 적극적으로 나정에게 빈자리에 앉으라 권하고.

둘째 형은 딴에는 챙겨 준다고 훈제 오리를 접시에 올려 주지만 나정의 표정이 편치 않고 정우는 야는 이런거 안 좋아한다 입이 짧아서 라며 치우고 동그랑 땡을 올려 준다.

 

 

 

흐뭇한 미소를 짓는 나정을 쓰담쓰담 하며 빨리 먹고 오빠 좋아하는 깐풍기 가 온나 퍼뜩.

 

 

그리곤 정우의 옛 첫사랑이 등장하고 정우 옆에 앉는다.

 

친구들이 예쁘다며 나정을 자극하고

 

무언가 미련이 잔뜩 남은 듯 첫사랑녀는 꼬리치는 모드. 어쩔 수 없이 데려다 주게 된 정우 그러나 차에 탄 순간 아주 단호한 모습으로 첫사랑녀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그리고 결혼식을 마치고 칠봉과 저녁을 먹기로 한 나정. 그러나 유난히 차가 막히고 알고 보니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이 터지고 나정은 긴박하고 다급한 마음에 서둘러 버스에 내린다.

 

 

 

만약에 삼풍 백화점에 칠봉이 깔려 죽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나정은 숨도 못 쉬고 살았을 거다. 나정이 원한 장소이기도 했고 나정에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을 것이다.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 나정의 속은 타 들어가고 친구들 모두 칠봉과 나정이 함께 밥을 먹기로 했다는 것을 알기에 초조한 마음으로 나정과 칠봉에게 연락을 한다. 이때의 긴박하고 절절한 상황은 참 잘 묘사한 것 같다.

 

 

 

그리고 천만 다행으로 신호등 맞은 편에서 서 있던 칠봉의 모습을 본 나정. 아마 다리가 풀리고 주체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으리라.

 

나정은 칠봉을 본 순간 목덜미를 잡으며 더럭 안겼다. 누가 보아도 그리 했을 것 같다. 뭐랄까 안도의 한숨 같고 무사해서 고맙고 어쩔 줄 모르겠는...아마도 나정이 한 연기 중 가장 절실하게 표현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나정의 슬프기도 하고 긴장이 풀린 데서 온 것 같은 흐느낀 연기는 압권.

 

그리고 정신 없는 와중에 자신과 똑같은 시계를 찬 환자 보호자의 사망을 접하고 넋이 빠진 듯

 

 

 

 

 

쓰레기의 한 쪽 눈에서 흐른 굵은 눈물 방울 하나 만으로도 당시 상황을, 슬픔을,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던 부분이라 더 슬프고 애절하게 와 닿았다.

 

죽마고우 친구가 죽고 장례식장에 부랴부랴 달려간 갓동일. 그의 애잔한 마음이 연기라고는 전연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절절하게 와 닿았다. 과연 연기의 신이라 불릴 만하다.

 

 

 

 

일화가 매실즙 나정이 통해 보낸다고 전하고 정우는 둘째 형과 통화를 한다.

둘째 형이 자기 여자 친구 생긴거 모르쟤 하고 자랑하지만 쓰레기는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고 벨소리와 함께 나정의 목소리가 들린다. 방 좀 치워 놓고 살아라 문딩이 새끼들아, 라고 했던 가.

 

암튼, 그러자 정우는 둘째 형에게

-정이한테 찝적거리면 죽여뿐다.

라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둘째 형 놀라고 좋아 죽고 정이 아직 모른다고 조용히 하라고 다그치는 쓰레기.

 

 

 

이 날이 7월 8일인가. 벌써 7개월이 지난 거다. 나정의 고백 이후.

나정은 혹시나 해서 옷을 입고 정우의 연락을 기다려 보지만 소식이 없자 가디건을 장에 넣으려 하고, 하지만 여기서도 인형 복선 물개와 고릴라의 다정한 뒷모습 비쳐 주고.

 

 

 

쓰형 전화를 받고 몸을 흔들며 좋아하는 나정의 뒷모습. 말이 필요 없는 뒷모습이다. 제작진들 이런 디테일한 장면 표현하는 거 정말 마음에 든다는.

 

 

그리고 모른 척 시치미 뗀 표정으로 다급하게 문을 박차고 나가는 나정.

 

벽에 기대 껄렁껄렁하게 서 있는 정우의 자태.

 

손에 꼽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을 12회 첫 데이트 편이다.

나정을 상징하는 컬러 코드 노랑 가디건을 입고 상큼하게 서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 예쁘다.

 

 

 

 

 

오랜만에 오빠랑 데이트 좀 할까, 라며 손을 내미는 정우.

 

 

 

 

 

 

조심스럽게 손을 얹는 나정이.

 

 

둘 사이의 서먹하고 풋풋한 관계를 보이듯 살포시 얹어 잡은 손이 더욱 므흣.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나정의 서툰 걸음걸이 또한 백미다. 어쩌면 둘이 이리 뒷모습 연기를 잘하는 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줄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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