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폰서 링크
1. 프랑스 시네마의 어둠, 그리고 매혹
종로의 이름 모를 예술 영화관. 그곳에서 처음 마주한 프랑스 영화는 헐리우드의 찬란한 조명과는 전혀 다른 미학을 품고 있었다. 어두우면서도 아름답고, 불친절하면서도 매혹적인. 까락스의 영화는 그런 프랑스 시네마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인 영화 언어를 창조해냈다.
여기서의 ‘어둠’은 단순한 암흑이 아니다. 그것은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의 내면, 감정의 미궁, 상실의 공간을 가리킨다. 《나쁜피》는 그런 어둠 속에서 속도의 쾌감과 감정의 흔들림을 교차시키며, 잊히지 않는 영상미를 선사한다.
📢 스폰서 링크
2. 줄거리보다 인상으로 남는 영화
줄리엣 비노쉬, 줄리 델피, 그리고 드니 라방.
이 세 인물의 감정은 선형적 플롯 대신 파편화된 감각으로 스크린 위를 떠다닌다. “너도 속도의 쾌감을 알기 시작했구나”라는 대사처럼, 이 영화는 사랑 없는 관계, 감정의 병리, 존재의 결핍을 이미지 중심의 서사로 풀어낸다.
줄거리 전체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 장면들 — 어딘가로 질주하는 인물, 서로를 바라보는 침묵의 시선, 질투와 외로움이 교차하는 순간 — 은 30년이 지나도 생생하다. 이는 영화가 스토리가 아닌 ‘감정의 집합’임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3. 까락스의 시선: 배우를 빛나게 하는 마법
레오 까락스는 ‘여배우를 가장 아름답게 찍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줄리엣 비노쉬의 자연스러운 표정, 눈빛, 숨결까지도 카메라는 놓치지 않는다. 감정의 절정에서 멈춰 있는 듯한 얼굴 클로즈업은 마치 찰나의 미학을 붙잡은 회화처럼 느껴진다.
그의 연출은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이다. 스토리의 개연성보다 중요한 건 ‘순간의 진실’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스토리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스토리가 된다.”
4. 기억과 상실의 파라독스
《나쁜피》를 처음 보았던 순간이 명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어떤 장면은 여전히 살아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인물의 정체는 잊혔지만, 그 장면의 박진감과 감정의 떨림은 잊히지 않았다.
이처럼 까락스의 영화는 기억의 편린을 구성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그의 영화는 전체보다 장면, 구조보다 감각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감각은 때로 스토리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 스폰서 링크
5. 실존에 대한 철학적 사유
“속도의 쾌감에만 연연하다가 진정한 쾌감을 놓치는 건 아닐까?”
영화는 단지 감각의 나열이 아니라, 현대인의 실존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기술과 속도의 시대에, 무엇이 진짜 삶이고 무엇이 놓쳐버린 감정인가를 물어오는 듯하다.
《나쁜피》는 오락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삶의 본질에 대한 시적이고도 실험적인 탐사다. 그리고 그 탐사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 순간, 진짜 나 자신과 조우하게 만든다.
📢 스폰서 링크
여운: 영화 그 너머의 경험
레오 까락스의 영화는 단지 ‘보는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감각적 경험, 철학적 만남, 기억의 장치다. 《나쁜피》를 본 사람은 스토리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 영화 정말 이상했지, 그런데 잊히질 않더라”는 말로 요약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예술 영화가 남기는 흔적 아닐까. 까락스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고, 어둠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어둠은,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해야 할 내면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 이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colcol media > 미디어 리뷰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눈부신 친구 리뷰(시즌1-에피3) (0) | 2021.10.21 |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추천 (0) | 2021.10.20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리뷰 (0) | 2021.10.18 |
불멸의 대가 오손웰스와 알프레드 히치콕 (0) | 2021.10.18 |
영화 베티 블루 37.2 리뷰 (0) | 2021.10.16 |
미드 오피스 리뷰 던디의 시상식(시즌2) (0) | 2021.10.15 |
영화 로마의 휴일 리뷰 (0) | 2021.10.14 |
뮤시스트 신곡 별(feat.김윤재) (0) | 2021.07.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