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여배우 에바 가드너(Ava Gardner)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라는 수식어로 불릴 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습니다. 팜므파탈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스크린을 장악했을 뿐 아니라, 미키 루니, 아티 쇼, 프랭크 시나트라와의 화려한 결혼사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고독과 상처로 가득한,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1. 가난과 금기로 가득한 소녀 시절
1922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담배 농장에서 태어난 에바 가드너는 일곱 남매 중 막내였습니다. 집안에는 성경책 한 권만 있었고, 교육받지 못한 부모 밑에서 아이들은 청교도적 윤리를 엄격히 교육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녀는 16살에 아버지를 잃고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에바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키워갑니다. 결국 18세에 근처 비서학원에 진학하며 가정의 구속에서 벗어났고, 이후 언니가 살던 뉴욕을 방문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2. 사진 한 장이 바꾼 운명
뉴욕에서 언니의 남편이자 사진가였던 형부가 그녀의 사진을 찍어 진열해 둔 것이 계기가 되어, MGM 소속 캐스팅 디렉터의 눈에 띄게 됩니다. 1941년, 에바는 주당 50달러에 MGM과 7년 계약을 체결하며 헐리우드에 입성합니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부 억양 교정부터 말투, 표정, 자세, 노래, 춤까지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수줍음이 많아 술로 긴장을 푸는 날도 있었지만, 결국 1946년 킬러(The Killers) 출연을 계기로 일약 스타 반열에 오릅니다.
3.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
에바 가드너는 단순한 미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관능은 단지 육체에 머물지 않고, 원초적인 에너지와 야성미로 표현되었습니다. MGM은 그녀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1953년 *모감보(Mogambo)*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 1954년 *베어풋 콘테사(The Barefoot Contessa)*에서는 그 우아함과 섹시함의 절정을 보여주었습니다.
4. 보수적인 팜므파탈의 아이러니
외모는 대담했지만, 에바 가드너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여성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첫 남편 미키 루니와의 결혼 역시 혼전 순결을 지키려 했던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루니의 외도로 인해 1년 반 만에 이혼을 결정합니다. 두 번째 결혼 상대는 지적인 밴드 리더 아티 쇼였습니다. 그는 에바에게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 목록을 권했지만, 그 관계 역시 6개월 만에 파국을 맞습니다. 에바의 교양 콤플렉스와 내면의 불안정함은 점점 외부로 분출되기 시작합니다.
5. 시나트라와의 사랑과 파국
그녀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사랑은 프랭크 시나트라와의 관계였습니다. 1951년 결혼한 두 사람은 질투와 격정, 이별과 재회의 반복 속에서 1957년 최종 이혼하게 됩니다. 이혼 사유 중 하나는 시나트라의 마릴린 먼로와의 불륜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사랑을 통해 깊은 정서를 경험했지만 동시에, 상처도 가장 깊었습니다. 이후 그녀의 삶은 점점 고독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6. 황혼의 여배우, 그리고 잊혀짐
1958년 MGM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On the Beach (1959), The Night of the Iguana (1964) 등에 출연했지만 예전 같은 명성은 회복되지 못합니다. 그녀는 한동안 스페인 토사 데 마르에 머물며 투우사와 연애를 하고, 헤밍웨이와 어울리며 화려한 사교생활을 이어갔지만, 영화계에서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198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그녀 곁에 남은 건 오랜 가정부와 반려견뿐이었습니다. 가드너가 사망한 1990년 1월, 그녀의 남은 재산은 200달러였고, 프랭크 시나트라는 병원비와 장례비를 지불했지만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7. 전설은 그렇게 끝났다
에바 가드너는 67세의 나이로 런던에서 사망했고, 고향 노스캐롤라이나에 묻혔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조용했지만, 그녀의 생은 폭풍처럼 격정적이었고 찬란했습니다. 스캔들, 자유, 사랑, 고독, 그리고 아름다움—에바 가드너는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지닌 존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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