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이론과 초국적 미디어 기업
종속이론은 960년대 말과 1970년대 남미에서 등장한 이론으로 근대화 발전이론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국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대안적인 분석틀을 제공하였다. 종속 이론의 핵심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부분의 북반구 초국적 기업들이 시장과 자원, 생산과 노동의 지배를 통해 국제 교역 조건을 결정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을 통제한다.
신마르크스주의의 정치경제학적 접근에 뿌리를 두고 있는 종속이론가들은 초국적 기업들이 전세계 자연 자원 및 인적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하였다. 종속이론가들은 초국가적 미디어등의 서방 국가와의 연계성을 밝히고 문화적 측면에서의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들은 미디어와 문화적 산물의 생산, 분배 및 소비 과정을 제국주의의 문화적 측면으로 접근하였다.
미국의 문화적 제국주의를 주창했던 실러(H.Schiller)는 미국의 강자들이 결탁하여 개발도상국의 종속을 어떻게 초래하였는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였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투자에 대한 남반구 국가들의 의존은 미디어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와 결합되어 미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대규모 수입을 필연적으로 동반하였고 그러한 소비 생활양식을 통해 남반구 국가에 대한 전자적 침략을 초래하였다고 보았다. 즉, 문화적 세뇌를 당했다고 본 것.
보이드 배럿(Boyd-Barrett)은 국제 커뮤니케이션에 나타나는 종속의 한 측면을 '미디어 제국주의'라 부르면서 국가 간 정보와 미디어 불평등이 종속의 광범위한 이슈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연구하였다. 그는 미디어 제국주의란 한 국가의 미디어 소유권이나 구조, 보급 및 내용이 하나 혹은 여러 측면에서 다른 나라 미디어의 이해 관계에 인해 상당한 압력에 종속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또한 그는 매체의 패권적 권력과 통제구조를 미디어 제국주의와 연관해 분석하였다.
그러나 종속이론은 제국주의에 대한 분명한 경험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미디어 유형 등 다의적 특성을무시했다는 지적. 미디어 수용자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 등 문화적 복잡성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있고 지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국제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커뮤니케이션의 세계화와 근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접근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종속이론은 아시아를 비롯한 남반구 국가들의 학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지만 21세기 이후에는 문화제국주의가 아닌 문화혼종화 현상이 보다 강조됨으로써 쇠퇴하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정치경제학 연구
1960~1970
실러, 스마이드, 촘스키, 허먼 같은 북미학자들이 주로 연구하였다. 이들은 국제적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대한 미국과 서방기업의 통제 및 관리가 어떻게 신식민주의의 핵심적 국면이었는지를 노출시키는데 노력하였다. 또한, 미디어와 외교정책 간의 밀접한 관계를 분석해 신식민주의가 제3세계의 상당 부분을 미국 및 몇몇 서방국가에 의존하게 하였으며, 미국 외교정책과 세계정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미국인들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이론은 거시적인 정치경제적 비판과 미시적인 글로벌 미디어 텍스트 분석을 실제로는 연결시킬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연구 이론
정치경제학 연구 이론의 단점을 보완한 이론이다. 미디어와 관련된 대중문화 현상을 탐구하면서 시작하였다. 대중매체 텍스트들이 지배적인 엘리트 계층의사상이나 이익에 복종하도록 대중의 자발적인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 내는지, 또한 대중은 대중문화를 왜, 어떻게 좋아하는지 탐구하였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화 연구는 탈정치화와 더불어 문화적 차원을 강조하는 쪽으로 수행되었다. 그람시(1971)의 헤게모니 개념은 어떤 사회의 지배적 사회집단은 사회 전체를 지적, 도덕적으로 감독하고 그들의목적을 지원할 새로운 사회적 협력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데 토대를 두고 있다.
그람시 사상은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비판적인 문화연구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국제 커뮤니케이션에서 헤게모니의개념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선전하고 유지하는 핵심요소로서 뉴스와 오락물의 생산을 결정하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함께 매스 미디어의 정치적 기능과 미디어와커뮤니케이션 생산과정을 설명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자본주의 문화와 관련된 또 다른 비판적 연구로 문화산업론이 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속하는 테오도르 아도르노와 막스 호르크하이머가 연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산업론은 정보 유통에 관한 국제적인 논의에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문화상품의 산업적 생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문화를 하나의 상품으로 생산하는 경향이 있다고주장하였다. 즉, 문화산업이 현실에 대한 판단을 제시해 준다는 입장이다.
한편 영국의 문화연구에서 문화란 일상생활의 다양한삶의 방식을 내포한다. 1960년대 이후 영국 버밍엄 대학교의 현대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문화연구의 대표적 학자로는 호가트, 톰슨, 윌리엄스, 홀 등이 있다. 그중에서 윌리엄스는 문화를 '총체적 삶의방식'으로 정의하고일상생활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부각시켰으며 톰슨은 문화 간 투쟁과 긴장, 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수행했다. 즉, 문화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일상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며, 거대 담론에 의해 간과되었던 일상생활의 영역을 문화로 보고 실천적인 연구과제로 부각시킨 것이다.
문화 연구는 대중매체의 텍스트들이 어떻게 엘리트의 사상이나 이익에 복종하는 대중의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 내는지 또 동시에 대중은 왜 자신의 진정한 계급문화를 포기하고 대중문화를 좋아하는지를 탐구하였다. 또 문화연구자들은 실제 매체 수용자들의 다양한 관심과수용자의 텍스트 해독에 중점을 둠으로써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수용자 담론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홀이 주도한 버밍엄 학파는 텔레비전의 텍스트 분석과 문화 기술적 연구에서 제작자가 어떻게 수용자들이 선호하는 읽을거리를 미디어 텍스트로 제공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 암호화와 암호화된 메시지의 해독과정을 연구하였다.
그의 미디어 담론은 암호화, 복호화 모델은 문화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영국 중심으로 수행되어 민족의 인종의 정체성 및 다문화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 연구는 또한,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넘어 대안적인 사회분석의 틀을 찾고자 하는 이론적 틀로 평가되기도 한다.
정보사회 이론
정보사회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처음 사용되었지만 적극적으로 학술적 시도를 한 국가는 미국이다. 이토 및 히로시 등 정보사회라는 다양한 개념을 제시했으나 일본 학자들이 사용했던 정보 사회라는 용어는 하나의 통일된 개념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현상을 반영하는 다의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다니엘벨은 '후기산업의 도래'에서 정보를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되는 사회 개념을 정리한 바 있다. 그가 표현한 후기 산업사회는 결국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정보화 사회, 혹은 정보 사회로 불리게 되었다.
앨빈 토플러, 존 나이스비트, 프레더릭 윌리엄스,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등은 정보사회가 정보기술과 뉴미디어의 이용을 통해 산업사회의 집중화된 권력을 분권화시키고, 대량화의 원리가 개별화, 개인화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 인간의 창의적 활동이 증진되어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네트워크화된 정보사회는 분권화, 탈집중화,개인화와 같은 사회원리가 주류를 이룰것이라고 보지만 비판론자들은 지나친 기술결정론에 근거하며 기술 혁신이 정치.경제.사회적 차원을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지구촌 정보사회를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데 기여한 스페인학자 카스텔로는 네트워크사회와 정보자본주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그는 기술결정론은 부정하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기술적 패러다임으로 형성되어 있다.
기술결정론
기술 결정론은 정보사회의 도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주장. 미디어 내용보다 미디어 기술이 다른 사회와 문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기술결정론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사회 변화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다. 해롤드 이니스와 마샬 맥루한이 대표적 학자이다.
해롤드 이니스는 인류 역사에서 미디어를 시간 구속적 미디어와 공간 구속적 미디어로 구분하였다. 그는 인쇄매체나 전자매체는 공간 구속적 미디어로서 확장과 지배력을 가지며, 상업주의와 제국, 나아가테크노크라시의 성립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사회란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라고 보았다. 이니스는 커뮤니케이션기술이 특정한 형태의 권력집중을 가져오는현상을 커뮤니케이션의 편견이라고 명명. 모든커뮤니케이션 양식이 모두 사회적 편견을초래했다는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맥루한은 시각적 공간과 청각적 공간 그리고 테트래드(tetrad)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는 시각적 공간과 청각적 공간 사이의 문화적이동을 평가하는 수단이다. 그는 역동적이고 다중심적인 양식으로서 모든 미디어 형태의 구조적 특성을 증강, 퇴화, 부활, 수정의 네 가지 변화 단계로 설명하였다. 즉 모든 미디어는 인간이 자신의 감각을 통해 자신을 환경 속으로 확장하는 인간의 능력에 기원하며, 그 과정에서 테트래드의 구조를 발견한 것이다.
그에게 정보시대는 우리의 이미지 속에서 세계를 재구성하며, 미디어에 의한 인간의 확장은 지구의 인간화를 의미하였다. 더 나아가 매체는 사용자에게 알 수없는 힘이 되며, 모든사회가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어떤 것이든 채택함으로써 초기에는 감각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세계화 담론
국제 커뮤니케이션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 월러스타인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세계화를 하나의 세계 체계로 보았으며 다야 키샨쑤쑤는 세계화를 국제적인 경제통합을 촉진하는 것이자 세계적인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촉진하는 기제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세계화는 다양한 국면에서 초국적 이동을 촉진하면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상호 연결과 상호의존 현상을 초래하였다. 또한 세계화는 자본의 질서에 기초해 무역과 자본이동의 자유화, 탈규제화, 공공기업의 민영화 등으로 나타나면서 세계의정치, 경제. 사회문화의 질서를 지구적으로 통합하는과정으로 볼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논의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이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에 비판적인 입장으론 개방된 국제질서가 국제커뮤니케이션의 힘을 소수의 행위자들에게 집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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