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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예체능/문화예술전반

동대문 운동장 뒷골목

by roo9 2013. 9. 19.

 

 남편이 즐겨찾는 야구 전문 샵이 동대문에 있다.

동대문 운동장 주변에 워낙 스포츠 용품 샵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야구 용품 전문 샵들은 조금 다른 곳에 위치했다.

라모도인지 망해버린 건물 뒷편에 있던데

아무튼, 남편이 열심히 물품을 고르는 사이

나는 심심하여 뒷골목을 돌아다님.

 

 골목길 매니아인 내가 이런 길을 지나칠 수 없지.

아주 오래된, 빈티지한? 동네..ㅎ

 부천 원미동의 어느 뒷골목을 거닐었을 때처럼

보다 낙후된 동네.

몇 채 되지 않은 집들의 모임이었지만

왠지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이젠 이런 모습들이 더 운치있게 느껴진다.

세련되고 새것 투성이의 정형화된 도시의 전경보다

친근하고 고풍스럽게 느껴지기까지...

 

 이거 뭐라고 하나 두꺼비 집이라고 하나.

이런 것들이 밖에 나와 있는 모습조차 예뻐 보인다.

 

 이런 집.

어디선가 개가 툭 튀어나와 짖기도 하고.

이런 집들 재개발 하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되었으면 좋겠다.

약간 개조하여 카페나 예쁜 식당으로 만들어도 좋고.

 

 

 좁은 골목길 사이로 집집마다는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

윗통을 벗은 채로 물건을 버리러 나온 아저씨보고 잠시 놀라고.

폐지를 주으러 기웃거리는 평범한 아주머니의 모습도 보이고

그러나 대체로 조용하고 평온하기 그지 없는 모습.

 

불량 청소년들이 조용하고 안전하다 싶었는지 담배를 피운 흔적들이 널려 있고

전봇대엔 말리다 못해 담배를 피우는 거는 좋으나 불을 꼭 끄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런 문구도 박혀 있고.

 

 

 

 

 

 

 

 

 

 

위험한 동네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고래등 같은, 정말로 고래 등 모양 같은 짓다 만 신형 건물과 높은 빌딩의 화려함 속 뒷면에

이토록 초라한 뒷골목의 사람 냄새라니....

 

안전을 보장 받으며 그래도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더는 신식 건물이 들어서는 걸 방관하고 싶지 않다.

이런 동네도 잘 꾸미면 더욱 운치있게 예뻐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굳이 허물고 새로 짓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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