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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인문학)

마광수의 책 '인간' 리뷰

by roo9 2021. 9. 17.

 

마광수의 인간

 

 

 

 

 

헌 책방에 갔다가 무심히 집어 든 마광수의 '인간'이라는 철학 에세이.

마광수의 책은 단 한권도 읽은 적이 없기에 호기심에 건져 올렸다. 처음에는 '인간'이라는 제목의 소설인 줄 알았다.

 

 

 

가격태그에 4000원이라고 씌여 있는 줄 알았더니 40000원이었다.

엥.

말도 안 돼... 책방 주인이 허허실실 웃으면서 얘기를 하시는데 소장가치가 있다나. 1999년 초판집이고

작가 사인까지 있는 상급의 책이라고... 그렇다고 이걸 4만원에 사가는 사람이 있다고요?

있을 수도 있어서... 라고 얼버무리시더니 정가 8000원인데 7000원만 달라고 선심 아니 인심 쓰셨다.

4000원에도 안 사려고 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데려왔다. ​일단 헌책방에 넘기신 이승환님께

감사의 인사를...

 


 

그렇다면 나도 애지중지 읽고서는 되팔면 되겠다. 소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진짜 4만원에 팔 수 있을지도 모르니..

라는 생각을 가졌으나 줄 치는 버릇 때문에 되팔기는 포기하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줄치면서 읽었다.

 

 

마광수의 인간은 첫 제목부터 관심을 끌었고

챕터 1의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마구 마구 좋아했다. 나와 성향이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대략 내용은 표현의 자유를 허락할 것과 개인주의로 살아야 창조적으로 살 수 있다는 등의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철학서 같은 거였다.하도 변태 작가라는 별명이 덧 씌어져서 마광수 책은 읽어 볼 엄두도 못 냈는데 생각보다 똑똑하고 괜찮은 분이구나 싶었다.

 

 

 

 

그런대로 읽을 만했으나 중반기 넘어가면서는 손톱 패티쉬인가 싶기도 하고 실제로 말미에는 자신이 손톱 패티쉬라고 하였다.

 

프로이트처럼 지나치게 인간을 성적 유희에 치중하는 부류로 두려는 경향도 짙어 보였고. 그것이 모든 인간이 그러하다며 그걸 자유롭게 즐기게 놔둬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중하반부에는 주를 이뤘던 것 같은데 아마도 외설 문제로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한 일종의 배설 욕구를 책에 담은 모양 같다.

책을 읽다가 읽을 만하면 기승전 성욕으로 글을 맺으시니 원...

 

 

 

 

나처럼 플라톤이나 스토아 학파처럼 금욕주의를 넘어 낭만적 무성애자 부류도 있는데 왜 인간 모두가 성에 목말라 한다고 단정 짓는지 모르겠네. 마광수의 인간은 그런 부분이 조금 못마땅했지만 우리나라의 유교적 마인드 철폐와 사색하는 여유를 즐기며 개인주의로 살 것 등의 종용은 아주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이 사람 매우 똑똑한 지성인체 하지 않고 글을 매우 쉽게 썼다. 그러니까 아는척 잘난척하지 않아서 좋았다.

다만 윤회 토크처럼 했던 말 또 하는 식의 반복된 구절들이 잊을만 하면 나오곤 하여서

퇴고가 덜 된 책인가 싶기도 했고....

 

이도 저도 아닌 중립적인 사고로 이것 저것 다 수용하면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은 매우 멋있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점은

제발 성(性)에 집착하기 보다 사랑에 먼저 눈이 뜨이셨으면 어땠을 까 싶은 측은함이랄까.

어릴 때나 언제나 이성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받아 보셨나. 뭔가 결핍이 두드러진 분 같이 느껴졌다는....

보니까 최근에도 비슷한 철학서를 출간하신 것 같던데 그것도 함 읽어봐야겠다.

 

성에 관련한 것만 빼고는 종교, 역사, 문화, 심지어 내가 그토록 헷갈려 하는 상징의 개념까징

포괄적 이해가 잘 되게 써 놓았다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는 매우 신선하게 와 닿은 책.

그러나 마광수의 인간은 서점에 가서 찾으려면 구하기 어려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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