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ities(인문학)

철학입문서 추천 리뷰

by roo9 2021. 9. 15.

 

 

미키 기요시의 철학 입문서는 버릴 내용이 하나도 없이 알차고 흥미롭다. 헌책방에서 구한 귀한 아이템인데 절판되어서 구하기 쉽지 않은 듯.

 

철학은 현실 속에서 태어난다.

철학은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철학이라고 해도 공이나 무에서 시작할 수는 없다. 이른바 무전제라고 하는 것은 전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필연적인 전제 위에 선다는 것이 아니면 안된다.

현실은 임의로 세우는 전제가 아니라 아무리 해도 피할 수 없는 전제다.

 

 

 

 

생명이란 자신의 주위와의 관계를 이룩해 내는 힘이다. 즉 자율적이라는 데 생명이 있다. 생명 있는 존재는 외적 영향의 매우 다양한 조건에 자신을 적응시키며 그러면서도 일정하게 획득된 결정적인 독립성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타고난 본성을 가진다. (17페이지)

 

 

인간의 능동성은 지성에 의하여 발휘된다.

 

우리는 경험에 의하여 환경에 적응해 간다. 환경에 대한 우리들의 적응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서 행해진다. 이 시행착오의 과정이 경험이라는 것이다. 경험한다는 것은 시도하고 실패하고 시도하는 것이다. 경험은 시도해 보는 것으로서 미래에 관계된다.

시도한다는 것은 자주적으로 예견적으로 행하는 것이고 그러한 경험에는 지성이, 자발성이 예상된다. 경험은 시도해 보는 것으로서 미래에 관계된다. (35)

 

 

경험에서 행위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경우 거기에는 습관이 작용할 것이다. 습관은 균형의 형식이고 주체와 환경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적응함으로써 생긴다. 행위가 습관적이 됨으로써 행위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습관은 발동 기계의 도식, 행위의 도식이 구성된 것이다.

....

경험에서 습관이 생긴다. 경험은 시행착오에 의한 적응이고 이것은 습관 형식의 하나의 주요한 형식이다.

...

습관은 지성 속에도 들어가 있다.

 

...

습관적이 되면 무의식이 된다고 하는 것도 엄밀하게 생각하면 지각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습관에서 더하기 빼기의 유희, 성공한 경험의 증강, 오류의 제거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서 재편성, 새로운 종합, 전체 기능의 구성을 보아야 한다. 습관도 또한 창조적이다.

습관은 또 한편 모방적이다.

그것은 자신이 자신을 모방하는 데서 생긴다. 습관은 창조적인 동시에 모방적이다.

39페이지

 

상식

사회가 유기적 시기에서 위기적 시기에 들어갈 때 상식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난다.

유기적 시기란 사회에서 균형이 지배적인 시기이고 위기적 시기란 반대로 모순이 지배적인 시기이다. 43페이지 중

 

 습관은 부단히 깨어질 것이다. 그러나 낡은 습관이 깨어진다고 해도 새로운 습관이 곧 만들어진다. 인간은 습관 없이는 해 나갈 수가 없다. 습관이 필요한 것처럼 상식이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성을 지닌다.

 

 

탐구는 철저하게 묻는 것이며 특히 이유를 묻는 것이다. 왜 그렇게 돼 있는가를 아는 데 참다운 지식이 있다. 사물을 비판적으로 안다는 것은 그 이유를 아는 것이어야 한다. 과학은 이유 혹은 원인에 대한 지식이다. 46페이지

 

정말로 구체적인 것은 추상적인 것에 의하여 매개된 것이어야만 한다. 상식도 과학에 의하여 매개됨으로써 구체적이 될 수가 있다.

 

 

철학

비판이라는 것은 그것이 바탕을 둔 근거를 분명하게 하고 그 기초를 놓는 것이다. 57페이지

주체적으로 안다는 것은 대상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자각적으로 아는 것이다. 주체란 작용하는 것이다.(61p)

남이란 자기 존재의 근거가 되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67p)

 

진리

일반적으로 가치란 그러한 보편타당적인 것을 말한다. 보편성과 필연성, 또는 보편타당성은 진리의 징표다.

지식은 언제나 보편성과 필연성을 가진다. 사물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성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리를 알 수 없다.

성실이란 자신을 비우는 것이고 그럴 때 존재는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드러난다. 자신을 비운다는 것은 속으로 자신이 자신을 넘어선다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자신은 도리어 참다운 자신이게 된다. 성실 또는 진실이란 사물의 참됨에 대한 인간의 참됨이다. 83페이지

 

 

어떤 관념 또는 이론이 진리냐 아니냐 하는 것은 논리적 귀결에 의하여가 아니라 그 실천적 귀결에 의하여 판정된다. 지식은 해결이라고 하기보다는 한층 더 많은 일에 대한 프로그램이고 특히 현존하는 존재가 변화할 수 있는 길에 대한 지시이다. 그래서 이론은 도구가 된다. 144페이지

 

식물은 인간이 보는 대상이고, 보게 함으로써 그 특수한 자기 폐쇄적인 존재에서 말하자면 구원을 받는 경향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안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것이다. 안다는 것이 인정하는 것임은 사물이 원래 표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그럴 능력이 있어야만 하며 따라서 유능성이 문제가 된다. 유능성은 기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식을 얻기 위하여서는 방법적이어야 하고 방법 없이는 학문이 없다. 학문이란 방법적으로 얻어지는 지식이다. 방법은 한편 주관적인 것이다.159페이지

 

 

 

너에 의하여 나도 일깨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반사에 의하여, 즉 우리 자신에의 강한 환귀에 의하여 눈을 뜬다. 그렇지만 저항이 없이는 환귀가 없고 객관이 없이는 반성은 생각할 수가 없다. 객관의 저항에 의하여 나 자신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즉 너에게서 나는 나 자신으로 되돌아온다. 너의 명령에 의하여 나는 일깨워진다. 거기에 도덕적 행위의 객관성이 있다. 164페이지.

 

 

자연의 진리는 명령이 아니라 필연이다.

..인간의 성실성이란 무엇일까. 내가 너에게서 일깨워지고 너의 부름에 응답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대답함으로써 나의 성실성은 드러나고 진리는 일어난다. 즉 그 진리는 역사적이다. 그것이 도덕이 존재하는 진상이다. 부름은 언제나 구체적인 것이고 그것에 응답하는 행위도 언제나 구체적이다. 너에 의하여 일깨워지기 위해서는 나는 순수하고 성실해야 한다. 166페이지.

 

도덕적 진리, 즉 진실이 신뢰의 기초가 된다. 신뢰는 원래 주체와 주체 사이에 성립하는 관계이다. 자신의 부름에 대해서 남이 반드시 응답하리라고 믿는다.

 

 

사람은 기술에서 자신의 주관적인 의욕을 억제하고 이것을 객관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기술이 도덕적, 교육적 의미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에서의 어떠한 위대한 것도 격정 없이는 성취되지 않았다고 이성주의자 헤겔도 말했다. 데모닛슈한 것이란 무한성을 띤 감성적인 것이다. 인간적 충동은 데모닛슈한 것이면서도 인격화되어 있다. 170페이지

 

 

-------------------

중고 책방에서 건진 미키 기요시의 철학입문은 세 번을 넘게 읽었다. 장수가 많지 않고 문장이 난해하지 않아 술술 읽힌 것도 있지만

시기적으로 맞아서 그랬는지 엄청나게 공감이 많이 갔다.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난감해지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깨달은 몇 가지는 주체성을 가질 것과 좋은 습관과 성실함 그리고 진실함의 중요성 등이다.

 

 

그러니까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면서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경험은 실패고 반복의 순환이며 그것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니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성실하고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교훈적인 깨달음을 얻었지만 나름 느낀 점이 컸다.

 

 

이 책을 읽고 내가 행동적으로 확연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든 사물은 그 나름대로의 존재 이유가 있고 그들과 내가 운명공동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좀더 주변 정리를 말끔히 하게 되고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가진다고나 할까.

나 혼자만 잘되고 보자는 생각에서 다 같이 잘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어떤 것인지도 알 것 같다. 경험을 통해서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새롭게 다듬어가는 길 그러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떠오르게 해 준 책이다.

 

뭔가 일종의 삶의 지침서 같은 깊은 깨달음을 주었던 미키 기요시의 철학 입문서 보편적 철학 지식을 잘 정리해 놓은 것 뿐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감명깊었다. 모든 것을 사랑해야지.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잘 되게 기도해야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