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의 본질이 숫자에 있다고 주장한 철학가 피타고라스는 영혼의 불멸과 윤회에 대한 신념 또한 강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영혼이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한다는 믿음 그리고 환생을 믿은 피타고라스가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피타고라스가 불멸과 윤회를 주장한 이유
얼핏 보면 숫자를 다루는 사람은 신비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피타고라스는 명철하고 명확한 이성적 개념에 종교적이면서 신비한 경험을 중시한 학자로 보입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신비주의 종교인 오르페우스교와 동양의 철학적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피타고라스는 자연과 우주가 수학적 조화에 따라 움직인다고 믿으면서 이 조화로운 질서가 영혼 불멸과 윤회를 설명하는 기초라고 여겼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숫자와 수학적 비율을 통해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피타고라스에 영향을 미친 오르페우스교
오르페우스는 음악과 시를 관장한 신으로 리라를 연주하여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식물은 물론 돌덩이도 감동시켰다고 전해집니다. 이에 관한 에우리디케 신화로, 오르페우스는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를 지하세계에서 구하기 위해 하데스를 찾아갔다는 이야기가 있죠. 그는 하데스를 감동시켜 아내를 데리고 지상으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였지만 그 약속을 어기면서 아내를 영원히 잃고 말았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오르페우스교가 탄생되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것은 패스하고요. 이 종교는 영혼이 육신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 존재하며 새로운 생명체로 환생하는 윤회 즉 메타엠프시코시스를 믿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영혼이 불순한 육체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정화를 통해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오르페우스교 신자들은 영혼이 여러 생애를 거치면서 점차 정화되어 궁극적으로 신들과 합일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이 종교 신자들은 육체의 욕망을 억제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통해 영혼을 정화하며 육식을 피하고 특정한 의식과 금식 그리고 종교적 고행을 실천하게 됩니다.
에우리디케 신화뿐만 아니라 포도나무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도 오르페우스교에 등장하는 주요 신인데요. 디오니소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포도주, 풍요, 광기, 희열 등을 주관하는 신입니다. 그는 인간과 신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면서 신비로운 의식과 축제의 중심에 있는 신입니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인간 여성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세멜레는 어느 날 남편 제우스의 본모습을 보고 죽었으며 제우스는 그녀 태중에 있던 디오니소스를 자신의 허벅지에 숨겨 기르다 출산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디오니소스는 두 번 태어난 신으로도 불립니다. 그런데 오르페우스 종교에서는 디오니소스와 함께 자그레우스도 중시합니다.
자그레우스(Zagreus)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와 밀접하게 연관된 신으로 죽음과 재생 그리고 부활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자그레우스는 제우스와 페르세포네 사이에서 태어난 신으로 출생과 삶이 매우 비극적입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 여신은 자그레우스의 탄생에 분노하여 티탄들을 시켜 그에게 살해 명령을 내렸고 티탄들은 자그레우스를 찢어 죽이고 그의 시신을 조각내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테나 신은 자그레우스의 심장을 구해 제우스에게 가져갔고 제우스는 그 심장을 통해 자그레우스를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그레우스의 부활 과정에서 디오니소스가 재탄생했다고 여겨집니다. 그로 인해 자그레우스는 죽음과 재생 그리고 영혼의 순환을 상징하는 신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스토리를 찾다 보면 피타고라스는 음악과 수학 그리고 금욕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큰 영감과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그래서 그는 수학, 음악, 철학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하나로 통합하는 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철학적 신념 사이의 깊은 공통점이 영혼 불멸 사상에 심취한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디오니소스와 자그레우스의 관계
디오니소스와 자그레우스는 동일한 신의 다른 이름이거나 디오니소스의 양면적 성향으로 해석됩니다. 자그레우스는 디오니소스의 초기 형태 혹은 그가 경험한 고통과 죽음, 그리고 재생의 과정을 상징하는 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오르페우스교에서는 자그레우스의 신화가 인간의 영혼이 신성한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 정화와 재생을 통해 신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과 연결됩니다. 즉, 자그레우스의 죽음과 부활은 영혼의 불멸과 윤회를 상징하며, 오르페우스교의 중요한 의식과 교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혼 불멸
피타고라스는 영혼이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한다는 메타엠프시코시스 믿음을 바탕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는 영혼이 죽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육체에 들어가 삶을 이어간다고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회 혹은 환생은 영혼이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반복적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윤회 과정에서 영혼이 이전 생에서 지은 업(카르마)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고 본 것이죠. 그렇기에 현재를 잘 살고 특히 금욕적인 삶에 매력을 느낀 모양입니다.
또한, 피타고라스의 영혼 불멸 사상은 동양의 철학 및 종교와도 매우 유사성을 띱니다. 특히 힌두교와 불교에서는 윤회와 업이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피타고라스에 이어 플라톤도 영혼 불멸 개념을 받아들였는데 그도 영혼이 불멸하며 육체가 죽으면 다시 다른 형태로 태어난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플라톤은 영혼이 이데아를 인식하고 깨달음을 얻어 궁극적으로 완전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피타고라스가 오르페우스교에 심취한 배경
숫자를 좋아한 피타고라스가 영혼 불멸 사상을 믿으며 오르페우스교에 심취한 배경을 보면 그의 철학적 신념 사이의 깊은 공통점 때문입니다. 그는 영혼의 불멸, 윤회, 금욕주의, 음악과 조화에 대한 신념을 그의 철학으로 연관 및 발전시켰으며 특히 오르페우스교의 교리를 통해 자신의 철학적 체계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냉정한 신비주의 피타고라스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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