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보다 400년 먼저 등장한 최초의 패션 아이콘이자 여성 혐오 피해자 이사보 여왕

이사보는 독일 바이에른 태생으로 15세 때 프랑스의 샤를 6세와 결혼하여 왕비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름다움과 지성으로 유명했고 궁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그녀 사후 일부 역사가들은 그녀를 마리 앙투와네트 못지않은 희대의 사치녀로 기록했습니다. 왜 그런 루머가 돌았는지 역사를 살펴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으며 예나 지금이나 마녀 사냥은 여성 인권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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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태생의 이사보 여왕에 관한 이야기

 

 

바이에른에 왕을 배출한 명문가 집안인 비텔스바흐 가문의 딸로 태어난 이사보는 15세 때 프랑스의 찰스 6세와 결혼하게 됩니다. 당시 11살이던 찰스 6세가 이사보의 초상화만 보고 반해서 3일 만에 청혼했다죠. 이사보는 작은 키에 다소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녔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미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사보는 결혼하면서 지참금을 전혀 가져가지 않았지만 당시 프랑스와 영국과 극도로 긴장 관계였기에 바이에른과 동맹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얻은 것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겉보기에 프랑스 재정은 회복되는 것 같았고 정치적으로는 안정된 기미가 보여 전망을 밝게 본 것이죠.

 

 

 

 

 

 

 

그러나 이 어린 왕족은 다른 문제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1348년 페스트가 유럽 전역에 창궐하면서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불길하고 통제할 수 없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프랑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과 공포에 떨었고 이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 필요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어린 왕에게는 간섭하는 친족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삼촌들이라고 해야 할지, 이것들이 나름의 세력을 구축하고 치세를 하고 지들끼리 탐욕과 부패를 저지르며 나라를 더욱 혼란에 빠져 들게 하였습니다. 이들로 인해 정부 재정은 더욱 악화되었고 이들을 비롯한 돈 많은 귀족들이 부와 권력을 휘두르며 왕권을 좌지우지했으니 어린 찰스왕이 미치지 않은 게 이상해 보일 정도입니다.

 

 

섭정으로 인한 구설 시작

 

 

 

둘 사이에는 6명의 딸과 6명의 아들을 낳았지만 찰스 6세는 1390년 초반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이사보가 대신 나라를 지키고 자식들을 지키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찰스의 정신병은 유전인지 일종의 합병증인지 모르겠으나 거의 연산군 수준으로 광기를 부렸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부부 사이에도 고통을 주었고 찰스는 지속적인 편집증과 환각 및 망상에 시달리는 등 변덕을 일삼았습니다. 

 

 

 

이사보는 당시 인기가 많던 여성이 아니었고 궁중 암투가 그렇듯 그녀도 많은 구설수에 시달렸는데 특히 남편의 동생인지 이사보의 오빠인지 등과 연인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또한, 사치를 일삼았다고 하는데 과거나 현재나 이와 같은 루머는 단골 소스인가 봅니다.

 

 

 

현재 저쪽 범죄자 집단(21세기 야당을 범죄자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은 항상 프랑스를 추종하는 것인지 어쩐 것인지 프랑스 역사를 바탕 혹은 그 시대의 에피소드를 한국 정치에 응용하려는 경향이 다분합니다. 프랑스인들의 시민 폭동에 주원인이 일종의 음모 가득한 선정적인 가십이라고 가정할 때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현실 정치와 비슷한 현상

 

 

아무튼, 남편이 미쳐있으니 이사보가 대리 청정 비슷하게 여왕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요. 영국과 프랑스의 냉전은 물론 프랑스 귀족들 사이의 파벌 싸움이 어마무시했고 그리고 모든 책임을 이사보에게 덧 씌우기 시작합니다.

 

 

이것도 매우 공감이 가는 것이, 현실 정치에 응용하자면, 국민의 힘의 홍준표나 조정훈 같은 작자들이 한동훈을 욕하고, 극렬 우파 지지자들이 한동훈 좌파라고 하고 김건희 여사 좌파라고 하면서 까대고 있잖아요? 명품 프레임에 가둬 놓고 방탕하고 부도덕한 여자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 거죠. 

아무튼, 좌파에서 하도 김건희 여사를 까대니 우파 진영에서도 일면 넘어가면서 같이 동조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래서 선전선동이 무섭다는 것 같습니다. 

 

 

 

필요했던 사치와 위엄?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미궁을 만들었다고 하는 미노스 왕인가요? 그 왕도 처음에는 친절한 변호사였지만 왕이 되자 백성들이 자신을 깔보는 것을 염려하여 권위를 세운답시고 미로인지 미궁인지도 만들고 그렇게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게 전략을 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현대에는 먹히지도 않지만, 과거에도 일면 위엄있게 구는 데는 일조하지만, 이것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삐딱선을 타는 순간 사치와 타락 그리고 재정을 낭비하는 국민 썅년 놈이 되는 겁니다. 대중 심리 참 무섭고 우습죠?

 

당시 이사보도 그런 입장이었습니다. 어린 여왕에, 나름 이방인이었으니 프랑스에 녹아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현명한 처사를 하려고 했겠지만 모두의 적이 되었으니 어떻게 버텼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무슨 일인지 남편을 대신해 왕위를 물려 받을 1415년 그녀의 장남 루이가 죽고 2년 후에는 차남 존마저 죽었습니다.  최초의 프랑스혁명이 1700 몇 년이라고 하지만 이보다 먼저 1418년 5월 반란이 일어났고  1420년 트루아 조약으로 사위 헨리 5세에게 양도됩니다. 어딜 가나 반란 및 반역의 역사를 지니지만 프랑스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1422년에는 남편 사후 아들 샤를을 기어이 왕위에 올렸다는데요. 이런 것을 보면 이사보는 매우 전략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 혐오의 피해자

 

 

가만 생각하면 역사적으로 튀는 여성은 항상 악녀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조선의 장희빈도 희대의 악녀 취급을 받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나름 재해석을 하면서 스마트한 여성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 같고요. 희대의 악녀로 불린 마리 앙투와네트에 관해서도 역사가들이 사실을 바로 잡고 있다고들 하잖아요? 그리고 그녀보다 먼저 이사보 여왕도 해당할 것입니다. 마리 앙투와네트보다 400년 먼저 태어난 이사보 여왕도 못지않게 오욕을 쓰고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남다른 소비 습관과 근친상간 그리고 간통죄로 기소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방치했다는 비난까지 덤으로 받았고요. 그냥 나쁜 것은 모두 그녀에게 덧씌웠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분명히 찰스6세가 반한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음에도 대중의 미움이 극에 달한 탓인지 사람들은 그녀에 대한 신체 묘사를 혐오스럽고 뚱뚱하고 추하다고 묘사했습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무능하다고까지 말했고요.  그래서 그녀를 단정하는 키워드는 신뢰할 수 없는 여성에 매사 부적절하고 무관심한 똥멍청이로 인식한 것입니다. 

 

 

 

 

스타일리시하고 스마트한 여성

 

 

 

앞서 얘기했듯 왕실에서는 남다른 위엄과 권위가 필요했고 이것이 좋든 싫든 왕족은 화려하게 꾸밀 필요성이 있었을 겁니다. 여기에 시대상을 반영해서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센스가 없는 사람들은 과거에 매몰되어서 도태된 것이고 눈치 빠른 사람은 여러 가지 전환을 모색했겠지요. 이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모두 포함입니다. 

 

이사보 여왕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은 데다 역사적으로 무지몽매하여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남다른 촉의 관점으로 볼 때 그녀는 남다른 센스를 보유했고, 아름답고 값비싼 것을 볼 줄 알았으며 유행을 선도하는 데 일조한 여성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사보가 파티나 의상비에 막대한 돈을 썼다고 비난하였는데 이사보는 보석이 박힌 드레스와 값비싼 직물, 뿔이 달린 머리 장식을 의미하는 헤닌을 두 개나 쓰고 그 위에 화려한 장식을 덧댄 스타일로 연출하였고 그러면서 여성들에게 자신과 같은 스타일로 입으라고 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많은 귀족 여성들이 흠모하고 따라 했고, 하층민들은 흉내는 내고 다녔으나 한계를 느끼고, 결국에는 분노를 느끼고 비난을 일삼을 수밖에 없던 것이었겠죠.

 

워낙 특출한 아름다움을 지니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갈색 머리에 희귀한 보석 장신구를 달았고 색상이 귀하던 시절에 황금색, 파란색, 버건디 컬러의 직물 드레스를 입었으며 드레스에는 화려한 꽃무늬 문양이 가득한 옷을 입었답니다. 이사보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과시용으로, 그러니까 나 건재하다를 보여주기 위해 그리 꾸민 것이겠고요.

 

 

 

충분히 사치스럽다고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의상들이었지만 궁중 의복이 꾸미는 만큼 권위가 사는 터이라 이해가 안 갈 까닭이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사보는 누구보다 많은 예술품 수집가이자 애호가였습니다. 그녀는 보석을 좋아했고 금으로 만든 화려한 장신구를 비롯한 특별한 기술로 제작한 보석들을 의뢰하고 소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된다는 거죠?

 

 

 

필요했던 꾸밈

 

 

이사보는 미친 남편을 대신해 어수선한 국정을 정리하기 위해 나름 여성 통치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나름 균형과 순응을 유지하면서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했고 여왕으로서의 특권과 어머니로서의 특권 그리고 섭정의 특권으로 그녀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려고 애썼다고 보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화려했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며 앞선 패션을 주도하던 이사보는 1435년 9월 24일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비교적 단명이지만 시대를 감안하면 평수를 산 것이죠. 세상의 편견과 다르게 그녀는 실제로 매우 아름다운 여성임이 입증되었는데 그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동은 1420년 5월 21일 트로이 조약의 체결로, 프랑스에서 추방될 그녀의 아들 샤를(이후 샤를 7세)을 대신하여 잉글랜드의 헨리 5세를 프랑스 왕위 계승자로 인정한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