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정립 위에는 정치국가가 출현한다. 정치국가의 영향력과 규모는 소속 구성원들이 메시지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
정치 국가의 출현
하나의 권력이 공간적으로 널리 흩어진 사람들과 소통할 때는 속도가 관건이다. 사람들은 말을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정치적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원거리 교역이 확산되면서 도로와 교량이 설치되었다. 잡목립과 강 같은 장애물도 제거되었다. 그리하여 정치국가의 잠재적 규모가 확장되었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의 최초 정치 단위는 도시국가였고 첫 번째 도시국가는 지금으로부터 약 5.500년 전에 출현한 우르크였다. 우르크는 세계 최초의 서사시에 나오는 전설적 주인공인 길가메시가 다스렸다.(109.)
아카드 왕조의 시조 사르곤
길가메시의 치세가 막을 내린 뒤 메소포타미아의 또 다른 지배자인 아카드 왕조의 시조 사르곤이 면적 79만 8천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했다. 그로부터 800년 뒤 이집트 파라오들은 사르곤의 제국보다 20% 정도 넓은 영역을 지배했다. 800년이 흐른 뒤 아시리아인들과 바빌로니아인들이 사르곤의 제국보다 2배 가까이 큰 제국을 다스렸다. 하지만 속도는 한 가지 고려 사항일 뿐이다. 기원전 2000년 무렵의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사람들이 쐐기문자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집트 문화
한편 이집트에서는 신성문자가 출현하고 그 기호들은 종교에서 유래하였다. 그 뒤 페니키아인들의 위대한 개념적 도약이 일어났다. 그들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치는 바다의 상인들이었다. 페니키아 문자의 훌륭한 점은 간략함이었다. 페니키아 문자는 세계 전역에서 유사한 문자들이 생기는 발판이 되었다. 그러는 동안 중국에서는 아예 다른 문자가 출현했다.
메시지 전달이 사회유기체의 신경계라면 문자 기록은 사회유기체의 기억소자이다.
세계 경제 시스템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회에는 사람들이 재화를 교환하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실력을 활용하는 체계가 있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애덤 스미스는 최초의 인간 공동체에 교환경제가 존재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스미스의 이론과 달리 그가 묘사한 방식의 교환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사회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다. 돈은 발명품이 아니라 추상적 관념일 뿐이다. 그러나 돈은 가치가 이곳에서 저곳으로 흘러갈 수 있는 연결망을 만들어낸다. 돈은 거래가 존재하는 공동체에서 출현한다. 또한, 신용은 현금보다 먼저 생겼다. 돈은 물물교환을 대체하지 않았다. 돈이 대체한 것은 신용과 부채의 계산법이었다. 돈은 수학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Humanities(인문학) > 모든것의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리 앙투아네트보다 400년 먼저 등장한 최초의 패션 아이콘이자 여성 혐오 피해자 이사보 여왕 (0) | 2024.05.12 |
---|---|
히틀러같은 광기의 시대가 오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며 (1) | 2024.04.10 |
페르시아 신화에 관하여 (0) | 2023.05.06 |
라벤더 결혼에 바느질 클럽 창시자였던 알라 나지모바 스토리 (0) | 2022.09.14 |
유대인과 그리스인 (0) | 2021.11.23 |
중국과 인도의 세계관 차이 동그라미와 세모 (0) | 2021.11.13 |
문명 발달의 위치 선점의 중요성 (0) | 2021.11.10 |
황허 발원지와 최초로 말을 길들인 지역은? (0) | 2021.11.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