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구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한화가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벅찬 감동에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야구 중계를 본 남편은 소식을 전해주며 운 눈치이고.....
남편은 한화 팬도 아니면서
그토록 한화의 승리만을 기원하고 있다.
나는 사실 야구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점차 멘탈 스포츠라는 야구의 정신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야구장이라곤 아주 오래전 잠실 lg전 한 번과
뉴욕 양키즈 구장 한 번
그리고 시합 없는 목동 구장에서 남편이 연습하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처음 멋모르고 가보았던 야구장은 현란한 응원 문화에 정신이 하나도 없던 기억 뿐이었고
뉴욕 양키즈 구단에서는 그야말로 스포츠를 여유롭게 관람하는 문화가 좋아서
좋아했던 것 같다.
남편은 야구 경기장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응원 문화가 싫어서라고 한다.
그 점은 나도 동감이다.
야구하면 응원이지 하면서 가는 이들도 있지만
또한, 그게 싫어서 집에서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듯.
일단 티브이로 보면 더욱 멀티하게 집중해서 볼 수 있으니까.....
아직 야구에 관한 룰을 전부다 마스터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젠 보는 재미가 있다.
작년부터 나는 한화 팬이 되었다.
박찬호 때문은 아니었고
남편이 하도 야구를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하는 팀을 갖고 싶었고
꼴찌 팀을 응원하고 싶어서였다.
김태균도 멋지고
류현진도 멋지고
박찬호도 멋지고
등등....
매번 지기만 하는 것이 화가 날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쉽게 저버려 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팀은 한화 팀을 응원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오승환이다..ㅎ
한화는 이래저래 짠해서 버릴 수가 없다.
다들 멍청해 보일 정도로 착해 보이고
뭐랄까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부모 없는 처량한 고아 같기도 하고....
이미지출처:엑스포츠
방금 찾아봤더니, 한화가 2연승을 했다고.
야구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는 회장 김승연은 구속되고
감독은 바뀌고
잘 나가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가고
흥행을 이끌었던 박찬호는 은퇴하고...
이런 한화를 팬이 등지면 안되지 하는 생각.....
야구, 그래 스포츠는 이기는 맛이 있어야 제격이지만
야구 만큼은 승부와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슬로우 스포츠인 만큼
야구를 보면서 생각도 하게 되고
뭐랄까 성찰하는 기분.
한화가 언젠가는 1등을 했으면 하는 따위의 생각도 없다.
그냥 한화가 지금처럼 열심히만 해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이제 순위와는 상관없이
노력하는 자를 응원하고 있으니까.
서로 다독이며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힘들어도 꿋꿋하게 버텨내는 우리네 삶을 느끼게 되니까.
한화!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만 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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