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와 합리주의의 피곤함으로 발생한 데카당스 운동

데카당스 운동은 19세기 후반,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발전한 문학 및 예술적 사조입니다. 당대 지성인들은 기존의 도덕적 가치나 사회 질서에 반하며 퇴폐적인 아름다움과 탐미적 감각의 극대화를 연구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대신 인위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도덕보다 타락적인 미를 추구한 것이 특징입니다.

 

 

 

 

 

---

데카당스 운동의 기원과 배경

 

데카당스의 핵심은 감각적이고 퇴폐적인 이미지, 향락적이고 퇴행적인 태도 그리고 고립과 비관주의적인 정서를 포인트로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부패도 받아들인다는 태도가 철학입니다. 이러한 데카당스 운동은 decadence라는 단어는 퇴폐, 쇠퇴, 타락이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임에도 데카당스를 추구하는 작가들은 퇴폐적이라는 비판조차 미학의 일부라고 여기고 추구했습니다. 특히 샤를 보들레르가 악의 꽃은 데카당스 문학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데카당스 운동의 배경은 프랑스의 19세기 후반 산업혁명과 과학적 합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도덕관과 부르주아 가치관에 대한 반발이 일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산업혁명과 근대화에 대한 반발로 기인한 것입니다. 기존 문학이 사회적 메시지나 도덕적 교훈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개인적 감각, 탐미주의 그리고 허무주의적 태도를 추구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전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유럽 사회는 이성, 과학, 도덕적 진보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카당스 문학은 그놈의 계몽주의적 이상주의를 거부하고 인간의 욕망과 타락 그러면서 퇴폐적 아름다움을 연구하며 탐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데카당스의 태도는 이성으로 통제되지 않은 감각적 아름다움과 욕망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것이라는 거죠. 

 

니체와 허무주의의 영향도 있습니다. 당대 프리드리히 니체의 신은 죽었다 개념이 데카당스 운동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절대적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각과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준 것입니다. 이처럼 삶의 무의미함, 감각의 극대화, 몰락의 미학 등을 탐구한게 됩니다.

 

 

---

데카당스 문학 및 예술의 특징

 

 

감각주의(sensualism)

시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을 극대화하여 묘사하는 것은 물론 화려한 색감, 관능적 표현 등으로 인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문체를 감각주의라고 합니다. 보들레르의 시에서 향수, 술, 꽃, 부패한 사체 같은 이미지가 반복되는 것에서 감각주의를 엿 볼 수 있습니다.

 

퇴폐미와 탐미주의(decadent aestheticism)

아름다움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탐미주의, 아름다움의 기준을 자연스러움이 아닌 인위적인 것, 타락한 것, 금지된 것에서 찾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병적인 아름다움, 인위적인 아름다움, 특히 절정에서 사라지는 아름다움이 핵심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쾌락을 위해 도덕을 버리는 주인공이 탐미주의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죽음과 퇴폐(morbidity)

 

죽음이야말로 최고의 아름다움이라는 역설적 태도입니다. 죽음, 질병, 부패 등이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데 이는 음험한 고딕 분위기와 연결되며 폐허, 지는 꽃 등이 연상되며 유키오 미시마의 <금각사>에서 주인공이 아름다움을 파괴함으로써 영원히 보존하려는 욕망으로 잘 구현되었습니다.

 

퇴폐미 넘치는 미인 리스트

퇴폐미 넘치는 미인 리스트

 

 

도덕적 타락과 금기의 미학

 

위험하고 퇴폐적이며 퇴행적인 매력을 전달하는 데카당스는 일반적으로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룹니다. 동성애, 마조히즘, 탐닉, 약물 중독 등이 주요 소스입니다. 특히 도덕적 순결은 가식이다라는 태도로 타락 자체를 미적으로 탐구합니다. 앞서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주인공이 육체적 쾌락과 도덕적 타락에 빠져드는 과정을 잘 서술하였습니다.

 

 

허무주의와 현실 도피

데카당스 문학은 현실의 가치나 도덕에 대한 불신, 그리고 냉소적 태도가 잘 드러납니다. 삶을 허무하게 바라보면서도 일반적인 삶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합니다. <악의 꽃>에서 나는 천국을 꿈꾸지만, 지옥에서 잠이 든다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죠.

 

 

 

 

---

 

데카당스를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은 데카당스 문학의 출발점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영혼을 파는 이야기입니다. 도덕과 퇴폐, 아름다움의 절대적 가치에 대한 탐구가 잘 그려진 작품입니다. 장 로랑은 극단적인 탐미주의를 추구한 작가입니다. 장 로랑은 도덕적 가치보다는 감각적 쾌락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요리스 카를 위스망스의 <거꾸로>는 현실과 단절하고 인위적이고 퇴폐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작으로 마르셀 프루스트와 같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폴 베를렌의 <저주받은 시인들>은 기존 사회에 반항하며, 시대에 맞지 않는 저주받은 시인들을 조명했다고 합니다. 

 

 

 

데카당스 운동은 상징주의 문학과도 연결되며 보다 철학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발전하였는데요. 영화에서도 고딕 문학, 다크 판타지, 사이버펑크,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 데카당스적 감성이 등장합니다. 패션에서도 많은 차용을 했으며 영화 <위대한 유산>, <드라큘라>, <라스트 나잇 인 소호>도 이러한 매력을 엿 볼 수 있습니다. 

 

 

 

---

 

데카당스의 본질과 의미

 

데카당스는 단순한 타락이 아니라 고전적 미학과 윤리를 넘어서 새로운 미를 탐구하려는 시도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퇴폐 속에서도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는 역설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운동입니다. 그러니까 데카당스 운동은 단순한 퇴폐나 타락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을 초월한 미학적 탐구입니다. 기존의 도덕과 아름다움을 해체하고 새로운 감각과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한 사조로 현대 문학과 예술에도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