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어느 날, 시카고 출신의 젊은 화학자 토마스 윌리엄스는 누나의 행태를 주목하게 된다. 누나 메이벨 윌리엄스는 현재 사랑에 빠졌다. 그것도 임자있는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누나 메이벨은 남자에게 잘보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메이크업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녀는 눈썹 및 속눈썹에 기름으로 만든 젤리, 일종의 바세린 같은 것을 발라 윤기와 선명함을 살렸다.
그것을 본 동생 토마스는 기름 젤리에 탄소 가루를 더해 눈썹을 더 진하게 표현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눈썹이 진해진 누나는 훨씬 매력적으로 보였고 원하는 남자와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
1915년 메이벨에게 만들어 준 화장품은 메이블린으로 탄생하게 된다. 물건을 잘 만들고 팔기 위해 초기 투자자인 제약회사와 제휴한 상태여서 처음에는 lash- brow-ine 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토마스 우리리엄스는 마스카라의 조상인 케이크 제형의 마스카라를 출시했다. 처음에는 우편 주문을 통해서만 판매하였는데 점차 약국 같은 상점에 주문이 쏟아지면서 오프라인 판매로 이어진다.
마스카라에서 시작해서 메이블린의 시그니처 상품이 된 빨간 색연필 처럼 생긴 아이브로우 펜슬과 블루 스틱 아이섀도, 보라색 패키지의 리퀴드 아이라이너 등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성공을 이뤄낸다.
이처럼 디자인과 기능, 가격까지 합리적인 메이블린 제품은 당시 플래퍼한 신여성들에게 유행으로 번지면서 트렌드를 이끌었다. 혁신적인 제품뿐만 아니라 라디오 광고를 통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최초의 화장품 회사가 되었다.
이렇게 획기적인 제품과 앞서가는 마케팅으로 성공하여 1932년 10센트 패키지를 도입하면서 진정한 메이블인 왕국이 세워진다.1934년 토마스 윌리엄스는 인터뷰에서 메이블린의 철학을 전파한다. 내용인즉슨 화장품 같지도 않은 걸 여배우들만 공유하면서 일반 여성들은 방법을 몰랐는데 자신이 좋은 재료와 좋은 아이디어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함으로써 양심적인 장사를 하게 되었다는 취지였다.
그는 메이블린 화장품 광고에 당시 핫한 무성 영화 배우들을 활용하였고 여성들에게 매력과 자신감을 선사했다. 제품을 팔기보다 매력을 파는 데 주력한 그의 마케팅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 천재 개발자는 외모에 관심많은 십대 소녀들을 타겟삼아 그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10센트짜리 제품을 상점에 진열했다. 이것을 메이블린 왕국의 서막이라고 하는 거다.그러니까 매장에서 75센트짜리 케이크 마스카라를 파는 대신 매대에는 10센트짜리 버전을 만들어 판거다.
메이블린의 이와 같은 마케팅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일반 로드샵 앞에 값싼 팩이나 네일 제품을 손쉽게 사게 되면서 안으로 들어가 주력 상품을 사게 되는 일종의 미끼 상품을 의미한다.
메이블린의 실험적이고 획기적인 마케팅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화장품을 단순히 선반에 쌓아 놓은 것이 아니라 카드형 상품화로 포장해서 팔았다. 이런 방식이 메이블린이 최초였다고 한다.
메이블린의 철학위에 캐치프레이즈도 남달랐다. 첫 번째 캐치프레이즈는 1918년 ‘아름다운 눈썹과 속눈썹은 아름다운 눈을 만들고, 아름다운 눈은 아름다운 얼굴을 만든다’라며 광고해서 성공하였고
두 번째의 획기적인 캐치프레이즈는
‘어쩌면 그녀는 타고났을지도 몰라. 아마 메이블린일거야’ 그렇게 메이블린은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갔다.
그리고 항상 합리적인 가격 혹은 정당한 가격을 덧붙였다. 그건 지금도 유효하다. 적당한 품질과 합리적이다 못해 저렴한 가격은 메이블린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고 항상 그것을 강조했었다. 그러다 1950년대에는 가격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메이블라인, 전세계의 스마트한 여성들이 선호하는 메이블라인’이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바꿨다.
토마스 윌리엄스의 역할은 이쯤에서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1964년의 윌리엄스는 건강이 좋지 못한 70세 노인이 되었고 죽음이 재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련의 매수 매각 인수 등 과정을 거쳐 마침내 1996년 프랑스 최고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이 메이블린을 인수하게 된다. 로레알이 본격적으로 입수하기 전에 자회사 코스메어의 품안에 있었다고…
그리고 1997년 로레알은 엄청나게 전투적인 확장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여성들이 메이블린 제품을 값이 싸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메이블린의 모든 제품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메이크업 전문가들도 반할 몇 몇 훌륭한 제품이 현재까지 명성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이다. 특히 연두색 마스카라는 가격을 떠나 환상적인 컬링과 지속성을 자랑한다. 그리고 그외 인스턴트 에이지 리와인드 지우개 컨실러도 가격 상관없이 고퀄로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제품이다.
메이블린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흔히 사고 볼 수 있는 화장품이다. 값이 싸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면 전적으로 손해다. 메이블린은 전통있고 효과 입증된 훌륭한 제품이 정말로 많다. 컬러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지속성, 커버력, 발색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막강한 제품이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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