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뺨을 붉게 만드는 볼화장에 대한 관심은 고대부터 있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참나무 즙을 볼과 입술에 문질러서 짙은 눈화장을 돋보이게 했으며 초기 그리스인들은 알칸 뿌리를 스틱으로 이용해 뽕즙을 묻혀 볼이나 입술에 발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얀 얼굴에 붉은 뺨 서양 화장 스타일
로마 귀족들은 피부를 극도로 하얗게 하는 화장이 유행하였는데 납성분의 흰 가루를 피부에 잔뜩 바르고 독성 강한 붉은 염료를 뺨에 발라 부작용으로 죽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중세 유럽에서는 볼화장은 사라지고 창백한 피부를 부의 상징으로 여겼는데, 부의 상징이란 미의 상징과 동의어였다.
창백한 피부를 중시한 이유
서양에서 창백한 피부를 중시한 이유는 햇볕을 받으며 일하는 농노나 상인들과 다르게 일하지 않고 풍요롭게 사는 귀족들은 피부가 하얗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창백한 피부를 연출하기 위해 애썼고 이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볼화장을 하였다. 붉은색이 피부를 더욱 하얗게 보이는 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붉은 뺨을 유지하는 비법
15세기에는 카테리라 스포르차 백작부인이 뷰티 시크릿이라는 책을 써서 손과 얼굴을 하얗게 만드는 비법 책을 저술했다. 또한, 붉은 샌달 우드와 에탄올을 섞어 만든 연지 용액을 바르면 8일 동안 붉은 뺨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줄리아 토파나가 만든 크림 타입 블러셔의 비밀
17세기 중반에는 줄리아 토파나라는 이탈리아 출신 여성 사업가가 메이크업 제품으로 아쿠아 토파나라는 크림 타입 블러셔를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이 얼마 후 남편 독살용으로 팔려 나갔다. 이 제품의 주 원료는 비소였고 치명적인 독이 들어 있었는데 토파나 부인은 화장품을 팔면서 절대로 먹지 말고 남편이 접근할 때 뺨에만 바르라고 하였다.
아쿠아 토파나를 바른 여성과 관계를 가진 남성들 및 남편이 자그만치 600명이나 죽어 나갔고 당시 수많은 부유한 미망인이 탄생했다고 한다. 역사상 최고의 독살가라는 명성과 함께 그녀는 1709년 감옥에서 교살되었다. 이것이 우연한 발견인지 의도된 독약인지 모르겠지만 소문을 들은 여성들이 미친듯이 샀다고 하니 화장품을 가장한 독극물이란 걸 다들 쉬쉬하면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엘리자베스 1세의 유독 하얀 피부
외모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특히 피부를 하얗게 화장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알고보니 올리브 색 피부와 천연두 흉터를 가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귀족들은 그녀의 화장법을 따라하였고 납중독에 피부들이 엉망진창이었다. 이런 풍조는 당분간 지속되는 듯했고 1789년 대혁명 이후에는 볼화장없이 창백한 화장이 유행하였다. 그러나 이전보다 자연스럽게 하얀 피부가 유행하였고 자연스러운 장밋빛 볼연지를 선호하게 된다.
1825년 영국의 한 책자에는 좋은 안색을 위한 천연 요법을 대거 수록하였고 식물 원료는 물론 곤충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볼 연지를 만들었고 이와 같은 방법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볼을 꼬집어서라도 붉게
유럽에는 창백하고 연약해 보이는 메이크업을 선호한 적도 있었는데 독성 강한 벨라돈나라는 식물의 즙을 눈에 넣으면 동공이 커져 눈이 예뻐진다고 하여 사용하였고, 훗날 이탈리아에서는 벨라돈나는 아름다운 여인을 뜻하는 용어로 정착한다. 그러나 이 즙을 먹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과한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이고 툭하면 울고 쓰러지면서 나약함을 최고의 미학으로 치던 시대가 가고 19세기 후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남편의 죽음 이후 화장도 안하고 검은 상복만 입은 모습이 유행하여 다른 여성들도 그러고 다녔는데, 빅토리아 여왕은 화장품을 외설적이라고 여겨 화장은 매춘부나 배우들만 하는 것으로 여겨 천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만남에서 여성들은 입술을 깨물고 볼을 꼬집어가면서 자연스러운 혈색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20세기 초 부르주아나 겔랑 같은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고 프랑스를 화장품 최강 국가로 일어서게 하였다. 뭐든지 선점을 당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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