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기, 대중문화론,커뮤니케이션북스,2015
대중문화에 대한 논의는 18.19세기에 새로운 집단적 존재로서 대중이 형성되고 그들이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했다.
대중의 출현은 18.19세기 유럽의 새로운 사회현상이며 이들은 이후 유럽 사회의 주요 관심사가 된다.
유럽 사회가 중세 봉건 체제의 전통 사회에서 근대 사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전환하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사회 구성원의 속성 변화이다. 장원경제 중심이면서 농업을 근간으로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던 구성원들은 점차 농업 중심의 공동체적 사회가 약화되고 상업과 제조업등 새로운 산업이 대두되면서 전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이들 산업은 엄청난 규모의 노동 인구를 필요하며 이러한 산업적 요구는 새로운 노동인구들의 유입을 가속화했다. 사회는 점차 서로 모르는 이질적인 노동인구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으며 이들을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의 규범과 가치들을 요구했다.
대중은 기본적으로 이질적인 구성원들의 집합적인 개념이다. 서로 잘 알지도 못하며 잘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들을 연결해 주는 것은 잡지 . 매체 등 초기 인쇄미디어에서 시작해서 매스 미디어로 발전한다. 이질적이던 대중들은 서로 유사한 감성 구조를 가지게 되는데 이들에게 소구되는 간편하고 이해하기 쉽고 감정과 욕망을 자극하는 텍스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대중은 개별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사안이나 안건에 반응하며 전체적으로 통합되고 집합적인 견해로 모아지기 어렵다.
대중의 집합적이고 집단적인 힘이나 영향력은 사회나 정치의 지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이며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활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대중이 주로 원하는 것과, 이들의 문화물에 대한 관심이 대중문화 논의의 시발점이 된다.
대중의 초기 모습은 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인구로서 언어 습득은 물론이고 교육의 수준이 떨어지고 문화적 경험이 없는 구성원들이다. 이 시기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문화는 질적수준에 대한 논쟁을 낳게 한다. 이러한 논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중 문화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논의가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들어와 시도되기 시작한다. 이들이 프랑크푸르트 학파이다. 이들은 당시의 사회현상을 보고 대중이 집합적이고 집단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 각각은 서로를 모르는 상태로 자신의 삶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외로운 군중으로 표현했다.
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삶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주변과는 단절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 전체를 연계하거나 네트워크화한다고 해서 이를 매스미디어라고 부른다. 이들 매스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각각의 사회 구성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매스미디어를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힘을 자본가들과 국가권력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자본주의 매카니즘은 산업화, 대중화, 상업화 경향이었는데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화와 상품화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표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문화의 표준화 현상이 대중문화의 대표적 속성으로 자리하게 되고 이러한 속성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문화물이 대량생산된다는 것은 개별성과 독창성을 약화시키고 보편성과 일반성을 띠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성원들을 네트워크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문화물도 제공하면서 대중사회 전체의 문화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잡지, 라디오, 티비 등의 미디어들을 통해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장르들을 매개로 한 각종 대중문화 콘테츠들을 생성하고 있다.
대중의 문화적 취향을 논하기 전에 대중의 존재적 속성과 성격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대중이란 존재는 대중사회라는 사회적 체제에서 생성된다. 대중이란 이전의 사회체졔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독특한 집단의 속성을 일컬으며 수가 많다는 것을 강조한다. 5.
문제는 대중의 집단적 속성이 많은 논쟁점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속성들 중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노동계급성이다. 대중의 대다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다. 5.
노동자라는 계급적 위치는 일정한 지적 수준을 겸비하지 못했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들을 하지 못했으며, 문화 활동에 지불하는 문화 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6.
문화 영역에 지출하는 비용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그들이 구매해야 하는 문화물이 극히 제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화 비용에 대한 제한은 문화물 제공자들의 생산 전략과 이윤 추구 방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중문화는 대중사회의 사회적 특성과 대중이라는 집단적 속성이 연계되면서 생성된 독특한 문화 현상이다. 7.
대중문화 현상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는 다양하게 이뤄져 왔고 이뤄질 수 있지만, 대중문화 현상이 인류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태된 것으로서, 그러한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대중 문화의 유사성과 획일성에 대한 비판은 대중문화 자체보다는 대중 매체의 속성과 연계된 것으로서 매스미디어에 대한 보다 명료한 이해를 수반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8.
대중사회적 시각으로서 비평.
알렉시 드 토크빌, 프리드리히 니체, 오르테가 이 가세트, 엘리엇, 에드워드 쉴스 등 사회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제기했다. 대중문화는 대중사회의 대표적인 문화현상이기에 대중문화를 논하기 전에 대중사회의 속성과 성격에 대해 먼저 논하는 것이다.
대중사회는 근대에 들어 기존의 봉건제를 근간으로 한 공동체 사회가 무너지면서 새롭게 형성된 사회체제다. 대중사회의 특징은 자본주의 체제를 바탕으로 , 대량생산 체제를 주요 생산양식으로 받아들였으며 산업화과 기계화 중심의 생산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또한 도시화가 신속히 이뤄지면서 노동 인구들이 대다수 유입되었고 구성원들은 평등적 관계로 구조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특성은 오랫동안 농업과 상업의 바탕 위에 지역을 근간으로 지속해 온 기존의 공동체적 삶이 붕괴되고, 신분에 따른 위계적 질서 역시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12.
새로운 대중사회의 출현은 대중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심지어는 전체주의 사회로 나아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노동자들이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에 대한 우려 역시 확산됐다. 12.
문화 산업적 시각으로의 비평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학자들이 중점적으로 제기한다.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어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 등은 대중문화의 생산방식이 이전의 문화 생산 방식과는 다른 산업적 양식을 지니게 되고, 이러한 방식이 이후 대중문화에서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상을 낳게 된다고 지적한다.
대중문화의 생산양식은 대량생산 방식이다. 이는 문화물이 남긴 일종의 추상적이며 지적인 생산물이 아니라 이윤을 남기는 생산물로서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됨을 의미한ㄷ. 문화의 대량생산 방식은 진품이나 원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원전의 복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물은 원래의 진품에서 아우라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되는데, 진품이 아닌 복제품은 그러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13.
대중문화의 대량생산 방식은 문화를 복제 가능하도록 만든느 표준화 과정을 거치게 되어 다량의 문화물을 신속하게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화를 거쳐 생산된 다량의 문화 생산물은 일정한 시기의 문화를 획일적으로 만들게 되며 유사한 사고와 감성 구조를 확산시킨다. 대량 생산 방식으로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만든 대중문화물은 대중을 위해 제공되기보다는 문화물을 생산하는 자본가나 지배 집단의 이익을 위해 기획된다. 이로 인해 대중은 대중문화의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하고 대중문화는 사회 전반에 기여하기 보다는 자본가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게 된다. 14.
사회 보편적 가치관이 바로 이데올로기며, 대중 문화는 바로 이러한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다양한 종류와 장르에는 대중문화 내부에서 지배 이데올로기와 저항 이데올로기가 서로 갈등하면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국면을 헤게모니라고 하며, 그람시의 개념을 중점적으로 원용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새로운 사회 형성 가능성을 함의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은 크게 세가지 축인데, 대중문화 콘텐츠의 저급한 수준에 대한 지적과 문화물을 이ㅣ윤을 내는 일종의 상품으로 인식해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복제품을 대량 생산한다는 지적이고, 사회에 획질적 사고를 확산하고 비판적 의문없이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다는 지적이다.
대중문화가 저급하다는 주장의 근거는 역사적으로 영국의 문예비평가들에의해 주로 제기되었으며 지금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문화물이 지녀야 하는 이상적인 요건들을 상정하고 있으며, 그러한 요건이 갖춰졌을 때 문화물이 인간 정신을 정제하고 교양을 낳게하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산물이라고 보았다. 이들 문화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지적 수준이 필요하고, 경험이 다양하며, 사색하고 고찰하는 능력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19
대중문화물의 복제품 논쟁도 또 하나의 주요 비판지점이다. 대량 생산된 복제품이란 비난 속에서 유사 문화물이나 거짓 문화물이라 불리면서도 대중문화물의 확산은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확산하게 되고 유사한 감성 구조 역시 확산된다. 그런데 이런 획일적인 사고방식은 사회적 보편적 가치로 인식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게 된다. 대중문화물은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상품으로 만들어 지며 이윤을 높이기 위해 가공되거나 변형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제작된다.
대중문화 옹호론
주로 미국의 대중문화 연구자들로부터 제기됐고 대중문화 제작과 운영에 실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가담했다. 이들은 댖우문화의 질적 수준 폄훼에 대한 반발, 대중문화의 지배 이데올로기 확산 기능에 대한 이견이며, 대중문화의 생산방식과 산업화에 대한 긍정적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적 능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산업화 방식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련되어 지고 있다. 박리다매식에서 특정의 대중에게 소구하면서 소량의 생산방식으로 생산하면서 문화물에 대한 제품 가격을 높이 책정하는 방식을 책정하면서 소량의 문화 생산으로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24.
대중문화와 계급
대중문화와 계급의 관계는 대중문화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근원의 연계지점이다. 대중문화는 대중에게 소구하는 문화 현상인데 대중의 대다수는 노동자계급적 속성을 지니게 되어 이들의 수준과 욕망에 맞추어 제작된다는 논리로서 제기되는 주장이다.
대중문화가 생성된 사회 체제를 대중사회라고 한다. 대중사회는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며 주요 구성원으로 자본가와 노동자가 존재한다. 자본가는 자본을 소유하며 생산수단과 공간 및 기기들을 독점적으로 운영한다. 노동자들은 자본가가 소유한 공간과 기기들을 활용하면서 일정 시간 노동력을 바치면서 그 대가로 임금을 받고 생활한다. 생산수단을 중심으로 그것을 소유한 집단과 노동력을 바치는 집단의 구분이 생기며 이를 계급이라 일컫는다. 계급이란 이전의 신분과는 다른 역할과 기능에 따른 구분이므로 집단의 구성원들은 평등적 관계를 전제한다. 평등적 관계를 근간으로 하면서 자본가와는 계약을 맺고 생산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28.
그 결과 여유와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가 된다. 이들은 귀족들이나 상류 집단에서 하던 방식으로 여유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데, 기존의 문화물들은 이들에게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다. 이들의 새로운 여유 시간에 대한 문화적 욕구와 욕망을 만족시키고자 새로운 문화 형태가 나타나는데, 그것들이 바로 대중문화 현상이다. 29.
현대 사회에 특정의 노동자 계급은 이전의 상류 집단이나 귀족들의 지적 능력에 버금가거나 능가할 정도로 향상됐다. 임금 수준이 높아지고 교육 수준이 상승하면 문화에 대한 생각이나 기대도 다르게 된다. 보다 세련되고 난해한 문화 활동에도 도전하고자 하고 그러한 경험들이 많이 쌓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문화도 익숙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31. 따라서 이젠 세분화된 노동계급의 속성에 따라 다르게 보아야 한다.
대중문화의 선정성은 가장 큰 쟁점이다. 대중문화는 성을 주요 매개로 삼는다.
대중문화는 사회적 보편적 가치과 사고를 생산하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사회 내 지배적인 사고를 이데올로기라고 하는데, 이는 카를 마르크스로부터 비롯된 개념이다. 그는 사회의 보편적인 생산도구와 양식을 독점한 집단의 사고가 그 사회의 지배적 사고가 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에 의해 생산 도구나 양식이 지배되고 있으므로 자본주의 인식이 팽배하게 된다. 띠라서 자본가의 사고가 보편적임에도 노동계급은 이를 자신의 계급적 사고라고 잘못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잘못되고 허위적으로 인식된 사고를 이데올로기라고 일컬었다. 44.
안토니오 그람시는 이데올로기란 집단을 응집시키는 집단적 사고와 의식이라고 하고, 사회 내 모든 집단이 이데올로기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경쟁하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이데올로기들의 긴장과 투쟁 국면을 헤게모니 국면이라고 하며, 헤게모니 상황에서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생성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45.
대중문화계에서는 대중이 선호하는 장르, 포맷, 콘텐츠 등이 알려져 있어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고 대중성을 확보하려면 유사한 것들을 모방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으로 치부되고 있다. 49.
문화물이 구매력을 지닌 상품이라는 인식은 초기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문화를 소비하고 구매한다는 생각은 대중사회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하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귀족이나 일부 지배 집단의 소유물로서 그들 사이에 교류됐으며 판매되는 물품이 아니었다.
산업화 이후 초기 대중은 대중 일반으로(mass in general)으로 불릴 만큼 집단적 성격이 강했으나, 현재 대중 일반은 존재하기 어려우며 대중은 다양하게 세분되고 층위를 지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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