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이 영화가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한 거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곤란하다. 영화에서 그레고리씨는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살육을 일삼으며 잔인한 면모도 보였고, 그런 가운데 유부녀 에덴에 대한 사랑은 무척 아가페적이며 그의 요리를 맛 본 이들은 에로스 모드로 전환한다.음식으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해 진다는 건 알겠는데 그로 인해 잉태를 하고 질투를 하고 결국에는 살인을 부르고... 뭐하자는 건지.
독특한 독일 영화 추천 에덴
에덴은 처음에는 음식 때문에 반해서 그의 집을 들락거리지만 나중에는 진짜로 그레고리씨를 친구로 좋아한다. 그런데 사랑은 남편과 절정을 이루고... 이것도 아이러니...
내가 정서적이지 못해서 영화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도. 에덴에 대한 상심의 표현을 와인을 얼굴에 들이 붓는 걸로 표현했는데 이런 장면도 좀 아이러니...
요리의 잔학성과 미식의 쾌락을 보여주는 이중 잣대
살아있는 생명의 껍질을 벗기는 장면이 몇 씬 나오는데 애지중지하며 음식을 정성껏 만드는 요리사의 노고를 담기 위함인지, 인간의 가학적 본능에 대한 어떤 경각심을 주기 위함인지... 뭔가 인간사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인건가... 아무튼 그레고리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접시를 혀로 핥을 정도로 반해서 뭔가 절정의 기쁨을 맛보는데 그것이 정말 인간 본연의 쾌락을 표현하고자 함인지 행복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에덴 남편 드렙의 난폭한 행동은 더욱 더 가관이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스트립 바에 다니며 포커를 치곤 하던 그가 갑자기 에덴의 적극적 애정 공세에 마음이 변하고 그레고리의 음식을 맛보며 에덴에 대한 사랑이 광폭한 질투로 바뀌는 모습이 우스울 정도이다.
결국 말도 안 되게 그레고리의 전재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와인바를 무참히 부셔버리고 보상은 커녕 이 마을을 떠나라고 하질 않나, 나중에는 그레고리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면서 죽겠다고 덤비질 않나... 독일인의 광기 어린 폭력의 역사를 리마인드시켜 줄 요량이었나...
자신이 이렇게 로맨틱한 남자라는 걸 과시하기 위해 오토바이 바퀴로 하트 자국을 남긴 에덴 남편의 똘끼 역시 아이러니.
영화의 하이라이트
영화 후반부에는 에덴의 남편의 추격을 피해 도망다니는 그레고리의 날쌘 돼지 모습이 등장한다. 정말로 엄청 빨리 뛰는 돼지를 연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에덴의 남편은 그레고리를 잡아 죽이겠다고 소리치며 나오라고 하는데, 나무 위로 숨던 그레고리는 자기는 항상 피해 다니기만 했다고 이제부터 정면 승부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 나무 위에서 떨어지고 에덴의 남편은 그에게 깔려 죽고 만다. 이 장면이 제일 어처구니 없고 재밌었음. 그렇게 그레고리는 몇 년 감옥에 들어가고...
그 사이 둘째를 낳은 에덴은 남매를 데리고 그레고리를 찾아 나선다.
식욕이 우선한다는 교훈?
둘은 해피 엔딩으로 끝난 듯하다. 성욕보다 식욕이 우위다, 뭐 이런 서정적 감동을 주려고 만든 영화 같기도 하다. 식탐이 심한 내 입장에서는 공감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꼭 착한 영화라고 볼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인과응보가 확실한 영화인데 도덕적 잣대는 모호하다.
그레고리씨는 자신을 괴롭히던 의붓 아버지에게 그가 키우던 개를 요리해서 바치기도 했고 본의 아니게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을 죽게도 하였으니까... 성욕에 눈이 먼 남녀가 있듯 식욕에 눈이 먼 남녀가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 독일 영화치고 매우 재밌고 의미있다. 독일 영화야 언제나 의미는 남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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