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들의 집에서 보내 온 반찬을 산처럼 쌓아 놓은 일화의 큰 손으로 처음을 시작하는 5회차 입니다.
항상 나정과 쓰레기는 나란히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생선 살을 열심히 발라서는 나정의 밥에 넣어주는 무심한 듯한 자상함이 돋보입니다.
칠봉이 나정이가 짝사랑하고 있는 농구선수 이상민에게 전화 연결을 해준다는 데
심하게 오버하며 한사코 부인하는 나정의 모습을 보고 순수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부분에선 칠봉의 눈치 없음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쓰레기와 칠봉의 애정 방법이 조금 다른데 칠봉이는 나정에게 적극적이지만 정말로 속깊에 원하는 건 알 수 없습니다.
쓰레기는 무심한 듯 일상에서 소소한 배려를 해준다는 점.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에 감동을 받게 만드는.
체육대회 오라고 조르는 나정이.
-그 교수 또라이 아이가
또라이 교수님 들으셨고요.
사이다를 마시는 나정과 우유를 마시는 쓰레기 모습이 교차.
칠봉이의 톡쏘는 매력과 쓰레기의 담백한 매력을 표현하고 싶었던 건가.
아니 나정의 톡쏘는 성격이라해도 좋고요.
암튼, 나정은 우유를 쓰레기에게 주문한 적은 있어도 우유를 마신 모습은 나온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집에 우유가 있어도 썩어나갈 정도로 나정 식구들은 잘 마시지 않는 듯 합니다. 다만 잠을 청하기 위해 약처럼 마시기는 했던 것 같기도 하고.
평소 나정은 과자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라 하고 콜라나 사이나를 주로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쓰레기는 우유 보이.
우유를 뒤집어 쓴 모습은 뭘까요. 쓰레기의 칠칠맞은 성격을 대변하는 건지
5회는 차마 하기 힘든 말이란 부제로
나정은 좋아하는 이상민에게 아무 말도 못하며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의 부탁을 받은 쓰레기도 하기 힘든 말을 하기 위해 고심합니다.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이유가 맛이 간 보리차를 마신 탓이었지만
일화는 좀처럼 털어놓지 못합니다. 게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삼천포로 인해 울음보를 터뜨린 윤진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도 하기 어려운 말로 비쳐집니다.
의예과 세또래에게 눈을 부라리며 보는 나정이.
학교로 옷을 갈아입고 가는 길에 빙그레가 눈에 밟혀 안고 쮸쮸쮸하며 데리고 가는 쓰레기의 자상함. 무언가 소외자나 약자를 보면 가만있지를 못하고 챙겨주려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하여 헷갈리는 부분이 가중되는 데 나정이에게 하는 것과 빙그레에게 하는 행동이 동일 선상인지 하는 부분입니다. 동생처럼 챙겨주고 있다는 인상을 종종 받기 때문입니다.
나정에게 생선을 발라주고 빙그레에겐 밥을 더 얹어 주는 등의 모습이 쓰레기의 천성이 강아지 같은 동생들에게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제 이름 아세요? 라며 꼬리치는 여시들에게 알고 싶지 않다며 단호하게 눈도 안 마주치고 대답하는 쓰성의 쿨함.
저년이 오빠한테 뭐라 하대.
됐다 미친년. 사방천지에 미친년 삐까리다.
질투의 화신이 되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나정이지만
쓰레기는 잠시만요 하면서 옷을 맡기기 위해 나정을 찾습니다.
맡아 준다는 예쁜 후배들은 거들떠도 안보고 나정이를 찾아 가는 모습이 심쿵.
이 장면도 멋지게 남죠.
이런 경험 당해 본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지 잘 알 것 같네요.
누군가 자신의 물건을 맡기는 행위는 보통 돈독하지 않고선 하기 어려운 일이죠.
나정의 머리에 옷을 던지고 시계를 채워주는 것만으로
쓰레기의 감정은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쓰레기의 눈에는 오직 나정이 밖에 없다는 거.
빙그레의 정체성이 의심되긴 하지만 내심 실망하는 빛을 감추기 어려운 표정.
그저 좋아 죽는 나정.
나정이는 좋아하는 사람의 자연스런 냄새를 좋아하는 가봅니다.
이상민의 땀냄새를 맡고 오빠의 옷냄새를 맡고
나정이는 행복에 겨워합니다.
이 냄새 맡는 씬에선 나정이 이상민의 막연한 짝사랑에서 벗어나 조금 더 현실적인 사랑을 하는 걸로 전환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윤진이의 서태지 광팬으로서의 모습도 보는 재미가 솔솔했고요.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서 고통스럽게 응가를 하는 순간에도 나정이는 줄곧 쓰레기 오빠가 자신한테 대해 준 각별함에
줄곧 기뻐했습니다.
연신 냄새를 맡고 또 맡고
부주의한 쓰레기는 자신이 옷을 나정에게 맡긴 건 기억이나 하는지
아니면 나정이 배탈이 났다고 벌써 짐작을 하는 건지 자신의 옷을 찾거나 갖다 달라는 말은 할 생각을 않습니다.
나정에게 준 것은 뭐든 돌려받을 생각이 없다는 건지.
아님 정황상 그랬던 건지 빙그레의 옷을 뺏어 입고요.
빙그레의 작은 옷을 뺏어 입으면서도 앙탈을 부리지만 끝까지 나정이 이 가시나 어디갔노 따위의 소리는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다는 거.
보통 상식적으로는 옷을 맡기면 찾을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ㅎ
여전히 셀피쉬한 삼천포.
그런데 아토피란 단어가 이 시기에 나온 말 맞나. 아토피란 증상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건 조금 뒤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동기 여자에게 냉소적인 쓰레기.
여자는 다소 유혹의 제스처를 보낸 것 같지만 쓰레기는 철벽남처럼 굳건한 느낌.
그리고 입술의 진한 화장을 못내 못마땅하게 여기는데 이로서 쓰레기의 이상형이 나정처럼 화장기 없고 순수하고 풋풋한 스타일이 아닌가 짐작해 봄.
쓰레기는 무척이나 속 깊고 다정하기도 하지만 권위적이기도 합니다.
집에 들어오면 나정에게 시키기도 잘하고 잔소리도 잘 합니다. 그에 나정인 늘 고분고분하게 대처합니다.
속앓이를 한 윤진의 울음 터지는 모습은 누가봐도 짠하고 보호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삼천포가 조금 보호해주고 싶은 여자로 다가오기도 했었을 듯 싶은...
5회에선 배탈 사건이 주는 소소한 재미와 쓰레기의 따뜻한 정서가 돋보인 부분입니다.
매회 마다 다른 방식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애틋한 정을 정서적으로 잘 표현하는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한국의 情을 가장 애틋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 부모 자식간의 정 아닐까요?
이 드라마가 따뜻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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