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에서 태어난 크리스티 털링턴은 캘리포니아주의 댄빌에서 성장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항공사 조종사였고 그녀의 엄마는 승무원으로 만나 결혼에 이르렀다.
승마 선수를 꿈꾸던 그녀는 십대 때 동생과 말을 타던 중 한 포토그래퍼의 눈에 들어 14살에 모델 생활을 하게 된다. 한국 나이로 14살은 상당히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서양인은 13세때부터 발육이 남달라 결코 이른 나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20살 성인이 되면 노화가 시작되어 빛을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크리스티 털링턴처럼 슈퍼모델은 이른 나이에 데뷔해서 50살이 넘도록 매력을 유지하는 특별한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맞다.
암튼, 털링턴은 14세 때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18세 때 유명 에이전시와 계약하면서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그녀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1986년 듀란듀란의 뮤직 비디오를 비롯해서 이후 보그지 표지를 장식하며 슈퍼모델로 자리를 굳힌다.
털링턴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인 1989년 캐빈 클라인의 모델이 되었고 이후 2007년까지 브랜드를 대표하며 한몸이 되어줬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 데뷔한 모델들은 그야말로 초특급 슈퍼모델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이렇게 뛰어난 모델들이 대거 등장한 시대는 없을 정도로 출중한 모델들의 전성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크리스티 털링턴이 있었다.
그녀를 포함한 당대 슈퍼모델들은 뛰어난 외모뿐만 아니라 사업적 수완도 탁월했다. 1995년 나오미 켐벨, 엘 맥퍼슨과 클라우디아 쉬퍼 등과 함께 패션 카페라는 프로모션 카페를 운영해 흥행에 성공한 예도 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자기 점검의 시간을 갖기로 한 크리스티 털링턴은 뉴욕 대학에서 동양 철학 학위를 취득하고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 무렵 그녀는 퇴물이 아닌 중년 모델의 모범적인 라이프를 보여주듯 현란한 요가 자세로 각종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그리고 요가 관련 책도 출간했다. 200년대 초반은 미국, 특히 뉴욕에서 요가 열풍이 불던 시기이기도 했다.
크리스티 털링턴은 2003년에 헐리우드 배우이자 감독인 에드 번스와 결혼하여 둘이 함께 이터너티 향수 광고를 하면서 현재까지 돈독한 부부애를 보여주고 있다. 여러모로 타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크리스티 털링턴은 업그레이드 버전의 오드리 헵번을 보는 것 같다.
여성을 뛰어 넘어 엄마의 인권? 혹은 모성 건강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펼치던 그녀는 2010년에는 every mile, every mother, 이라는 다큐 영화 감독을 맡기도 했다.
현재 Every Mother Counts의 설립자로 모성 건강을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중 보건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미인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천사가 따로 없다고 하질 않나, 시종 일관 한 분야에 전념하고 인정받고 의미있는 사업에 학구열, 그리고 심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완벽한 아내에 완벽한 엄마로 살아가는 크리스티 털링턴은 이 시대 최고의 여성이자 어머니, 그리고 최고의 모델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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