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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인문학)

[bool review]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by roo9 2021. 2. 8.

10살 남짓의 싱클레어는 허황된 거짓 이야기로 동네 악동 프란츠의 포로가 되었고 협박을 받느라 자신의 평온하고 밝은 집에서 돈을 훔치며 프란츠에게 갖다 바쳤다. 그러나 전학생이면서 싱클레어보다 다소 많은 나이의 데미안을 만났고, 유난히 조숙한 그는 카인의 표적은 사람들이 강한 자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그에게 붙인 거라며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 그리고 어느날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두려움의 원인을 간파하고 프란츠로부터 그를 구원한다. 그럼에도 싱글레어는 데미안에게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피하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만남

 

 

데미안은 모든 면에서 출중했지만 아무도 친한 사람이 없었고 그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데미안은 고요하지만 광적이고 격정적이지 않는 주의력을 띠고 있었다. 마치 그는 다른 시대의 인장이 찍힌 얼굴이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지만 부유한 환경의 데미안은 교회를 가지 않고 견진 성사도 받지않아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데미안 모자가 유대교나 이교도라는 등, 소문에 굴복한 그의 엄마는 2년 뒤 견진 교리 수업을 받게 했고 싱클레어와 함께 듣게 되었다. 

 

그뒤로 친해진 둘,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기 의지를 주입했다. 또한, 데미안의 통찰은 떫고 가혹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자신에게  허용된 세계가 절반에 불과한 걸 알면서 절반은 감추려 한다는 걸 지적했다. 싱클레어는 반박했다.

 

베아트리체

 

금지된 추한 일은 포기해야 해.

 

그러나 데미안은 금지된 것은 바뀔 수 없는 거라고 하였다. 스스로 무엇이 허용되고 금지되어 있는지 찾아야 한다고 했다. 견진 성사 때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고독한 죽음 같은 모습을 본 뒤로 주변 세계는 맥없고 매력없어 보였다. 그러나 처음으로 느낀 묘한 공허와 고립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얼마 뒤 고향을 떠나 하숙집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싱클레어는 학교에서 불쾌한 괴짜로 낙인 찍혔다. 학교에서 만난 버크와 친해진 후 방탕 속에서 살았다. 그리고 한 소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 이름을 베아트리체라고 지어 불렀다. 싱클레어는 소녀를 좋아하게 되면서 방랑이 멈췄다.

 

다시 환한 세계로 진입했지만 이전과는 다른 온전히 자신이 창조한 거였다. 그는 베아트리체를 숭배했다. 쾌락이 아닌 정결함으로. 모든것에 정결함, 고귀함, 품위를 부여하려 애썼다. 어느 날 베아트리체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다 그림 속에서 데미안의 모습을 발견했고 학교에서 데미안이 보낸 쪽지를 읽는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쪽지 내용은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아브락사스는 신이기도 하고 악마이기도 했다. 세상은 선악이 공존한다. 싱클레어의 성장기에 세 번째 만난 친구는 오르간 연주자이면서 성숙한 괴짜 피스토리우스다.  그는 싱클레어에게 자신에게로 가는 길 위의 또 한걸음을, 그러니까 좀더 자신답게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는 말했다.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브락사스야. 그는 신이면서 사탄이지. 환한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가지고 있어.

 

피스토리우스와의 대화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는 일은 드물었다. 모든 대화가 알껍데기만 부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성숙한 괴짜 피스토리우스

 

 

 

18살의 평범치 않은 나이의 싱클레어는 수 백가지 일에서 뒤처지고 무력했다. 성숙한 괴짜였던 피스토리우스에게 용기와 스스로에 대한 존경을 간직하는 법을 배웠다. 사제라는 것, 그건 아직도 내 직업이자 목표지. 다만 너무 일찍 만족했고 나를 마음대로 쓰도록 여호와께 맡겼지. 아브락사스를 알기 전이었어.

 

학교에서 싱클레어는 자신에게 접근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크나우어는 싱클레어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크나우어는 싱클레어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자신을 일종의 구도자라고 소개했다. 싱클레어는 본인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했고 크나우어는 증오의 눈빛으로 우리 모두는 돼지라고 말하고 떠났다. 

 

 

 

며칠 후 깊은 밤 깨어나 공사장 근처를 배회하는 데 크나우어를 만났다. 크나우어는 자살을 기도하고 있었다. 싱클레어는 그를 달래어 보냈다. 자살 실패자 크나우어는 그날 이후로 싱클레어에게 매달렸다. 마치 충직한 하인이나 개처럼, 그는 싱클레어에게 숱한 질문을 해댔다. 그러나 그의 질문들이 오히려 싱클레어에겐 화두이자 실마리가 되었다.그 또한 자신에게 보내진 인도자이자 하나의 길임을 느꼈다. 얘가 나중에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길에서 사라져버렸다.

 

악의 없는 인간도 살면서 몇 번은 경건과 감사라는 아름다운 도덕과 갈등을 겪에 마련이다. 누구든 한 번은 자신을 아버지나 스승으로부터 갈라놓는 걸음을 떼어야 한다. 누구든 고독의 혹독함을 조금은 느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것을 견딜 수 없어 다시 밑으로 들어가기는 해도 그는 천천히 눈에 띄지 않게 그들로부터 멀어지고 낯설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가 개똥철학만 늘어놓는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에게 비아냥거렸고 그가 입은 상처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이상에서는 골동품 냄새가 났다. 그는 과거를 향한 구도자였다. 그는 낭만주의자였다. 결국 피스토리우스도 그런 자신을 인정했다. 싱클레어는 그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마에 찍힌 카인의 표적을 느꼈다. 깊은 고독과 고독의 깊이는 끝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고향 산책 중 데미안 집에 들어가 그의 어머니 사진을 보았다. 그녀는 바로 그의 운명의 여인이었다.

 

 

니체의 책만 읽은 싱클레어

 

몇 주 뒤 한 대학에 입학한 싱클레어.  모든 것이 실망스러웠다. 모든 것이 찍어낸 것 같았다. 싱클레어는 니체의 책만 읽으며 영혼의 고독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밤거리에 일본인과 걷고 있는 데미안을 발견했다. 교외의 정원을 맴돌다 데미안의 엄마를 만났다.

 

“제 모든 생애는 늘 길 위에 있던 것 같습니다.”

“친한 길들이 서로 만나는 곳, 거기서는 온 세계가 잠깐 고향처럼 보이지요.”

 

그날 이후 수시로 데미안의 집을 들락거렸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그 표적을 지닌 사람들의 비밀을 전수받았다. 전운이 감돌고 있었고, 젊은 남자들은 병영에서 나와 기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많은 얼굴들에서 싱클레어는 표적을, 아름답고, 가치 있는 표적을 보았다. 사랑과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장에서 총에 맞은 어느 날 데미안이 나타났다.

 

너는 어쩌면 다시한번 나를 필요로 할 거야. 그럴 땐 넌 너 자신 안으로 귀 기울여야 해.

어두운 거울 속에 내 모습이 비쳤다. 나의 친구이자 인도자인 그의 모습이 보였다.

 

데미안 짧은 리뷰

 

어릴적 막연히 감동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인데 최근 다시 읽으니 그때의 감흥과 알고 있던 책이 아니었다. 대체 내가 뭘 읽었던 거지? 

신앙이 더는 크게 자리잡지 않고, 질풍노도의 시기와도 거리가 먼 생의 한 가운데에 다시 읽은 데미안은 그저 그렇고 그런 책에 불과했다.

데미안이 악령이든, 초인이든 한 때 니체와 쇼펜하우워의 세상에 빠져 지내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이렇게 사람의 생각이 변해가는 거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을 뿐. 그래도 적어도 한 때는 뭔가 순수하고 열정적인 신앙심이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세상의 밝음과 어둠의 혼돈 속에서 자아를 찾아서 헤매던, 싱클레어와 같은 시절이 있었음에 공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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