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ities(인문학)

[책 추천]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by roo9 2021. 5. 31.

최진석 교수의 대한민국 읽기는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인간이 나아갈 방향까지 쉽고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국가로 나아가지 못하고 민족국에 머물고 있는가. 왜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제시하는데, 이 책은 국민에게는 공감을, 현 정부나 정치인들에게는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정희 시대에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모순을 비판하면서 북한에 호의적이기까지 했지만 막상 만난 북한 학생은 남한 사람들을 모른 체했다. 서로를 경계하고 의심하는 태도를 취해야 살아갈 수 있는 나라라면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지상낙원일 수 없다.

 

1990년 중국 하얼빈에 도착해서 처음 느낀 것은 가난이었다. 사회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가난이었다. 북한이 이미 자본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인 지 12년이나 흐른 뒤임에도 가난은 너무 분명해 보였다. 작가가 사회주의와 북한 사람을 직접 경험하고 얻은 결론은 가난, 감시, 통제, 불안, 공포, 독재, 억압, 타율 등이었다. 23.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아무리 모순을 내포하고 있더라도 사회주의보다는 낫다. 박정희 독재가 김일성 독재보다 낫다. 대한민국은 치욕의 역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역사다.

 

자본주의 비판은 사회주의로의 전향이 아니라 자본주의 수정으로 귀결되어야 하고 박정희 비판은 김일성 추종이 아니라 자본주의 수정으로 귀결되어야 했다.

 

당시 지식인은 북한을 내재적 접근법으로 이해하려 하고 우리를 이해하려 할 때는 인류 보편적 가치 기준을 적용했다. 이론이 아닌 것을 이론처럼 사용하던 그런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고 그것을 변경하지 못하는 지금의 시간도 있었다.

 

남이 정해준 어떤 주의에 대한 믿음 대신에 내 눈으로 직접 경험한 것을 더 신뢰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정도의 용기와 지적 계몽이 필요하다. 26.

 

한국 사람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함재봉의 <한국 사람 만들기>를 추천했다.

단어는 지적 개괄이나 개념화의 결과인데 이는 자신의 삶을 전략화한 필수 과정이다. 전략적인 높이가 아니라 전술적 높이에 머물러 있으면 이 과정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32.

 

 

개념화를 시도하는 국가는 넓어지고 단단해진다. 개념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나라는 좁은 채로 머물고 약해진다. 우리는 아직 개념화를 시도하는 국가가 아니다. 남들이 해놓은 개념화의 결과를 가지고 살았다. 우리가 약하고 감성적이며 기능적인 이유다. 이제 새로워지려면 강하고 과학적이며 본질적인 단계에 이르려고 시도해야 한다. 33.

 

전쟁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최소한 아자 가트의 문명과 전쟁이나 버나드 몽고메리의 전쟁의 역사 정도는 읽고 말해야 한다.

일의 규모와 크기에 맞는 개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개념화 과정 없이 무작정 할 일이 아니다. 이것이 실력의 시작이다.37.

 

한국 사회의 모든 비효율성은 민주화 다음의 시대 의식을 찾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 

진영의 이념을 시대 의식으로 굳게 믿는 경향을 우려했다.

비효율의 두께가 효율의 두께를 넘어서면 국가든 생명 유기체든 늙고 병들고 죽어간다. 221.

우리의 새로운 시대 의식은 이제 정치보다 정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이제 정치가 아니라 정책이다.

 

앎은 아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모르는 곳으로 넘어가려고 발버둥 치는 일이다. 앎은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발버둥이다. 발버둥을 칠 줄 아는 사람들은 어떤 물건을 현상적인 차원에서 감각되는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발버둥을 쳐서 감각을 넘어서는 차원으로까지 인식을 확대할 줄 안다. 무지하면 이런 인식 차원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철이 덜 든 일부 세력은 아직 민족정기와 국가정기를 일치시키지 못하고 종족-민족주의적인 민족정기를 택하는 중세적 감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4.

대통령부터 민족과 국가 사이에서 중심으로 못 잡고 자신이 민족의 지도자인지 대한민국 군 통수권자인지 분간을 못 한다. 민족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이며 상상이 지배하는 하나의 관념이다. 국가는 철저히 법률의 지배를 받는 현실적 구조다. 91.

 

 

우리는 지식 생산국으로 산 적이 없다. 이제는 지식 생산국 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다.

 

미래는 점검을 거치지 않은 자기 확신이 아니라 지적인 점검 과정을 통해서만 열린다. 자기 확신은 지적 활동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자기 확신에서 벗어나려는 지적인 노력이 바로 반성이고 점검이다. 그래서 지식을 점검된 자기 확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파에게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필수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국방과 납세로 실현된다. 그러나 우파는 좌파가 가진 매력을 건축하는 데 실패했다.

세계를 지적으로 다루는 사람은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접촉한다.  지적 태도는 우선 감각과 본능을 극복하는 태도다. 곰곰이 생각하는 지적 능력으로 감각과 본능을 정련시킨다는 말이다. 학력이 아무리 높아도 곰곰이 따지는 능력이 배양되지 않으면 지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곰곰이 생각할 줄 알면 지적인 사람이다. 

 

특정한 이념에 갇혀도 인간은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념가들이 더 감성적인 이유다. 분명한 것은 이념이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는 점이다.

세계에 맞추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가지고 있는 틀을 고집하는데 그것은 명분의 범위 안에 든다. 명분에 집착한다는 것은 과거 지향적이란 뜻이다.

 

우리에게 민주화 다음의 꿈은 무엇인가? 바로 선진화이다. 민주화 다음 단계는 선도력을 갖는 단계다. 과학의 단계이며 인문의 단계이며 논리의 단계이며 법의 단계다. 종속성을 벗어난 단계다. 더 독립적이고 더 자유스러운 단계다. 215.

 

진화는 사유할 줄 아는 사람의 몫이다. 감정과 감각은 숙고를 불편해할 정도로 즉각적이고 직접적이며 재빠르다. 사유에는 시간과 수고가 들어간다. 

가장 인간적인 삶은 무엇인가를 하거나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삶이다. 다시 말해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사는 삶이다. 이런 삶의 태도는 변화를 야기한다. 253.

 

사람이 사람으로 성장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기본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