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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col media/미디어 리뷰 모음

영화 설국열차 리뷰

by roo9 2021. 11. 19.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보고 나서 여운이 남는 영화이다. 설국열차는 보는내내 흥미롭기도 했지만 보고나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다. 물론 부정적인 요소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찌 됐든 많은 생각과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 애초부터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설국열차라는 설정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내용이 어떻든 누가 만들었든 꼭 보고 싶었다. 봉준호 감독이 원작 만화를 보고 뇌리를 스치는 기분이 그랬으리라 본다.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그저 은하철도 구구구의 새로운 버전이겠거니 싶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위를 달리는 기차 안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영화 관람에 들어갔다.

 

보기 전 리뷰 몇개를 들춰 봤었다. 호불호가 극명했다.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테지만 대체로 볼만 했다고들... 무척 실망했으며 등등 어처구니 없다는 평도 있었고.

 

봉준호 감독 고찰

 

봉준호 감독이 영화의 배경 및 과정을 설명하기 앞서 그에 대한 남다른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그가 만든 몇 편 안 되는 영화중 마더 빼고 다 본 것 같은데 감독에 대한 고찰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살인의 추억도 송강호와 몇 몇 대사와 장면들만 여전히 오래도록 깊이 남을 뿐이고 플란다스의 개도, 괴물도.

 

우선 봉준호 감독을 좋게 보는 이유는, 그토록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자신의 철학을 담고 어필을 시키는 데에 있다.

전적으로 예술영화를 만들 타입이지만 흥행성 있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인정이다. 어찌보면 다소 비겁한 부분이기도 한데 소위 아무렇지도 않게 관심없는 척 하면서 정치색을 띤다거나, 놀면서도 비뚤어지지 않겠다는 얄미운 자기 관리를 한다거나, 뭐 그런 느낌? 물론 그의 정치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주변에서 그에 대해 하는 말이 다들 그는 천재라며 특히 디테일의 천재라고 하는데 사실 괴물이나 여타 영화를 보면서 꼼꼼한 흔적 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뭘 가지고 디테일의 천재라고 하는 것일까. 싶었다.

 

 

설국열차 본격 리뷰

 

 

 

 

 

이제 설국열차 영화를 본 소감을 본격 리뷰하련다.

일단 설경이 무척 아름다웠고 규칙적인 기차 소리도 기분 좋은 자극을 일으켰다. 그것 만으로 더운 여름날 힐링 되는 느낌은 들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영화는 다분히 철학적이다. 여러 가지 구성면에서 부적절하거나 핍진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지만, 실제 분량이 6시간이라고 하니, 과도한 편집이 문제시 되었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줘서 괜찮았다. 본디 철학이란 일정한 스토리 라인 없이 포괄적이며 난해하게 뻔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심어주지 않던가.

 

 

부분 부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특히 마지막 장면은 그것의 2막 같은 느낌이 다분히 들었다는.....그런 영화들이 대체로 생뚱맞듯이 이 영화도 모두가 뻔히 아는 사실을 들추며 명확한 해결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여느 평민들의 관점에서 볼 때는 영화란 단순히 흥미 위주며 뻔한 탄탄함 그리고 스릴 등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레미제라블처럼 대놓고 진지하게 자극을 주던가 트랜스포머처럼 재미 위주로만 가던가 뭐 그런 극단적인 스타일을 즐겨하는 듯,

아무래도 한국 정서는 묘한 퓨전 정서는 적응 불가인지도.

 

설국열차는 인류의 근본적인 시스템에 관한 무거운 주제를, 어떤 기시감을 갖게 하는 치밀한 미장센으로 숙고하게 만든 작품이다. 전적으로 상업적이지도 않고 전적으로 예술적이지도 않으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끊임없이 존재의 의미를 찾게 만든다. 철학의 주제와 흡사하다. 그렇다고 그가 만든 설국 열차가 어떤 방향을 제시해 주는 건 결코 아니다. 아마 그래서 너무 뻔하게 와 닿는 느낌을 받는가 보다. 뭐, 그럴듯한 교훈주의는 이런 걸 일컫는게 아닌가 싶다. 알고는 가자, 알고는 먹자 뭐 이런....

 

배우들에 관한 리뷰

틸다의 오버 연기

 

영화에서 가장 거슬린 캐릭터를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틸다를 뽑겠다. 틸다는 지나치게 오버 연기를 했다. 과연 봉감독이 그런 스타일을 원했을까 싶을 정도로. 왜, 그토록 불필요하게 오버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들 틸다의 톡톡 튀는 연기를 극찬했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녀의 연기가 유독 마음에 들지 않고 거슬렸다. 제5원소의 게리올드만 연기를 극찬한 사람이 대다수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거슬렸던 것 처럼 틸다 스윈튼도 그랬다.

 

 

 

 

 

결과적으로 밑바닥 인생과 상위층 삶이 나름 공존을 하며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다는 영화의 젼개를 감안하더라도 틸다가 그토록 멍청하고 작위적이며 우스꽝스럽게 나올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영화를 평론하는 이들은 혹은 다수가 받아들이기에 마치 밑바닥에서 전전하는 인간들이 일종의 폭동이나 적절한 항의처럼 평화나 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묘사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느낀 바로는, 그런 것보다 공존에 무게를 더 많이 두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객이 받는 느낌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착하고 동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상류층 일수록 나쁘게 보는 일차원적인 관점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고 싶지가 않았다. 똑같이 평등한 관점에서 보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어리숙한 강자의 느낌을 갖게 한 틸다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크리스 에반스의 무존재감

 

 

 

 

 

주인공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도 과히 뛰어나게 보여지지 않았다. 사실 존재감이 별로 였다. 봉준호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크리스 에반스가 영웅처럼 보인 건 아니었다. 그점에서는 부합되었으므로 합격이었지만, 지나치게 그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은 것도 문제로 보였다.

그것조차 감독의 의도였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를 완전하게 이해한 캐릭터는 송강호밖에 없는 듯. 외국 배우들은 무언가 조금 엇나가는 느낌을 주었다는 점. 또한, 중반부 쯤에서 등장하며 터미네이터처럼 줄곧 살아서 공격을 강행하는 그 뚱뚱한 남자의 정체성도 모호하게 느껴졌다. 그가 그토록 맹렬하게 크리스 측근들을 공격하며 좇은 이유가 궁금했다. 마치 군부 세력의 쿠데타라도 일으키는 사람처럼 저돌적이고 냉혈한 처럼 보였는데 조금 아이러니했다. 어느 시점에 쓰러졌을 때 그냥 그대로 사라졌어야 할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그밖에

 

총 쏘는 씬도 다소 생뚱 맞았고 해서...아마 그 부분은 그 장면을 통해 밖의 설경의 다른 힌트를 제공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처럼 전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캐릭터의 등장이 못내 의아하고 아쉬었다. 월포드의 비서 캐릭터도 생뚱맞았고 어찌되었든 과도한 편집이 문제였지 않았을까 싶다.

 

설국열차를 보며 남다른 깨달음이 있다면 부대끼는 삶 속엔 가난해도 외롭지 않다는 것, 사람들과의 긴밀한 협력과 희망과 꿈을 가지고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기 투합 등이 오히려 행복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점차 월포드에게로 진입 할수록 깨끗하고 쾌적하지만 인정미 없이 차갑고 외롭고 퇴폐적인, 어떤 깨끗한 암담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놀랍지만 부럽지는 않고 그저 눈요기 거리로 보기에만 좋은 그런 느낌 말이다.

그것이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 감독이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수업 받는 칸에는 현재에 처한 미디어 세태를 그대로 반영한 느낌도 받았다. 미디어나 교육이 일방향으로 어떤 추종성이나 세뇌를 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그대로 묘사한 느낌이었다. 그것 역시 뻔하게 와 닿았을 수는 있어도 동화처럼 단순하게 묘사한 까닭에 알고는 가자가 명료하게 드러난 것 같다.

 

 

지금 떠오른 것 중 길리엄 역의 존 허트를 보면 빈라덴이 생각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난 석유 재벌이 미국에 대적하면서 살해 당하는 전모를 보는 듯한 느낌. 결과적으로 월포드가 말한 것처럼 그들은 모종의 관계였으나 피를 너무 많이 흘리게 한 죄로 어쩔 수 없이 죽게 되었다는 뭐 그런... 노조 연합이나, 각종 시위의 모태도 일종의 거대 세력과의 거래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 정도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중들만 거기에 놀아나 투쟁을 하고 괜한 희망을 가지며 등등...

 

고아성이나 송강호는 결국 이들이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 정도였다. 특히 고아성의 외모는,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은 에스키모인의 전형적인 얼굴 느낌. 또다른 인류의 시작을 예고하는 엔딩 장면에 허탈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갔을 정도로 그럴듯하고 적절하다고 보여졌다. 영화의 마지막은 권력 체계의 자본주의 사회를 탈피하여 자연주의로 돌아가자는 일종의 회귀본능을 담고 있는 듯.

 

마치 절대적 금기를 깨고났더니 별 것 아니었더라는 식? 인류의 역사가 발달할수록 쳇바퀴 돌듯 똑같이 반복되는 무한 경쟁 속에서

벗어나 무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기. 뭐 이런 결말 느낌이었다.

 

 

 

희생을 업으로 평화를 강조하는 간디처럼 고고한 순례자 같은 리더들은 현실 안주형. 무언가 대단한 목적을 향하여 매진하는 경쟁 추구형.

권력의 노예가 되어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권력 추구형.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눈을 돌린 모험가형.어떤 상황이든 적절하게 적응할 줄 하는 환경 적응형. 맹목적으로 시키는대로 일만하는 단순노동형. 쾌락 밖에는 낙이 없는 줄 아는 쾌락 추구형. 엄숙한 도덕주의형이나 무조건 뺏고 보자는 정복형 등 영화 안에서 모든 유형을 다 감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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