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미남으로 분류되는 남성 중 얼굴이 둥그스름한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남성미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 지점은 바로 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남성의 턱은 미학적 요충지이다.
이목구비가 평범해도 턱선 하나만 날렵하면 멋진 이미지를 줄 수 있는데 보통 나이가 들고 관리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부분 또한 바로 턱에 있다. 턱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후덕함과 동시에 남성미는 저리 갔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이야 동그스름한 이미지를 지향하니 그러려니 한다지만 남성에게 턱선이 사라졌다는 것은 매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말이 나온 김에 외모를 변신하고 싶다면 뱃살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턱 선 관리를 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살이 빠져야 턱선도 날렵해지는 일이긴 하지만 남다른 턱관리로 살이 안 찐 것처럼도 보이고 외모 관리를 잘한 것처럼도 보이면 일석이조겠다 싶다.
아무튼, 아무리 성평등화 사회라고는 하지만 남성은 남성답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법이다. 남녀 공평하게 일도 하고 대우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미학적 관점으로 남성은 보다 강직한 외모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법이고 여성은 선이 고운 느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법이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게 여기는 관념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성이 곱상한 외모를 하고 있거나 유약하고 유려하기 짝이 없는 모습은 특별한 소수층에서나 어필하는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여성 또한 짧은 숏컷에 노브라에 터프한 인상은 젠더 구분 없는 공허의 세계에서나 인정받을 외모일 것 같고.
정통적인, 고전적인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나도 변할 것 같지 않은 인간의 안목이란 한결같은 면이 있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남성에겐 칼 날 같은 턱선이 생명선보다 중요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키가 크지도 않고 얼굴이 작은 것도 비율이 특출하지도 않은데도 남녀 모두 이병헌 이병헌을 외치는 이유는 그의 날렵한 턱선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일 거다. 반면 아무리 연기를 신급으로 잘해도 섹시한 매력보다는 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로만 인식할 수밖에 없는 송강호도 오로지 둥근 이미지의 턱 때문에 인정을 못 받는 거다.
여하튼, 배우는 저마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인정을 받으면 될 일이고 미학적 관점으로 턱에 관한, 턱 선이 잘 빠진 배우만 거론하자면,
앞서 언급했듯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배우는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묵직하고 섹시한 사각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앞선보다 옆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로, 그리고 그의 유일한 매력이자 최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턱선도 그가 최고 스타에 오를 수 있던 최강 무기가 아니었을까? 물론 연기가 우선이고 그의 턱은 덤 이었을테지만.
두 번째로 이정재가 떠오른다.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분한 이정재의 등장은 역대급 장면이었다. 그토록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장면은 전무후무할 정도로 이정재를 빛나게 해주었다. 그가 수많은 작품을 찍었음에도 그를 기억하는 단 하나의 장면이 있다면 바로 수양대군 등장씬이었다.
이정재는 연기의 신은 아니었다. 외모 반듯한 모델 출신의 배우가 단역부터 시작해서 점차 영역을 넓히면서 최고의 배우가 된 케이스이다. 연기도 늘고 연륜과 함께 묻어나는 표정의 깊이, 변화무쌍한 연기 포지션 등등 그에 관해 칭찬할 거리는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타고나길 잘 난 그놈의 턱선이다. 그 어떤 배우도, 아니 국내외 통틀어 그처럼 멋진 턱선을 가진 배우가 드물 정도로 탁월하게 멋진 턱선 미남이다. 그 다음으로 딱 떠오르는 배우는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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