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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영화 부베의 연인 리뷰

by roo9 2025. 6. 6.

 

1963년, 이탈리아 영화감독 루이지 코멘치니(Luigi Comencini)의 손끝에서 태어난 《부베의 연인》은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다. 이 작품은 전후 이탈리아 사회의 도덕적 혼란과 젊은 세대의 정체성 위기를 사랑이라는 감정 구조 안에 치밀하게 녹여낸 영화다. 영화는 사랑 이야기의 껍질을 쓰고 있지만, 그 속에는 시대가 강요한 선택과 여성 주체의 성장을 치열하게 탐문하는 시선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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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베의 연인 로맨스 이상의 이야기

이상화된 사랑과 시대의 균열 사이의 틈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 이야기다. 영화 부베의 연인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열일곱 소녀 마라(Mara)가 파르티잔 저항군의 일원이자 전설처럼 여겨지는 '부베'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틋한 감정을 키워간다. 그러나 부베는 과거의 영웅적 이미지와 달리, 살인을 저지르고 숨어 있는 위태로운 존재다. 결국 부베는 체포되고, 마라는 그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적으로 기다리는 길을 선택한다. 이 줄거리는 단선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기다림'이라는 구조를 통해 주체와 역사, 사랑과 현실이 서로를 시험하는 복합적 장치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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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라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

부베의 연인은 마라라는 여성 인물의 시선을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된다. 특히 마라는 순진한 사랑의 환상을 품은 시골 소녀에서, 냉혹한 현실과 도덕적 갈등 속에서 결단을 내리는 독립적 인물로 변모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남자 주인공 부베가 아닌 여자 주인공 마라가 중심이며, 그녀의 내면적 성숙이 이야기의 진짜 핵심이라는 점이다.

 

이 영화가 여성주의적 텍스트로 읽힐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라는 사랑의 순결함을 상징하는 인물이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자기 운명을 만들어가는 근대적 주체적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당시 시대 트렌드였다는 것을 감안해서 보자.

3. 이상화된 남성, 현실적 여성

부베는 처음부터 현실의 인물이 아니라, 마라의 머릿속에서 구축된 신화적 남성상으로 존재한다. 이 영화는 그런 환상이 깨지는 과정을 냉정하게 그린다. 그가 저항군의 영웅이었는지, 단지 시대의 폭력성을 전유한 가해자였는지는 끝내 명확히 말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마라가 그런 남성을 신화로 간직하는가, 아니면 신화에서 벗어나 삶을 선택하는가이다.

 

 

마라가 결국 부베를 기다리기로 결정하는 결말은 아이러니하다. 그것은 비판적으로 보면 시대의 희생양으로서의 자기 포기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모든 환상과 이상을 거둬낸 뒤에도 남아 있는 사랑이라는 미지의 가치에 대한 신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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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대와 개인의 경계

영화는 단지 두 남녀의 멜로물이 아니라, 전후 유럽의 가치 혼란과 개인의 윤리적 선택이라는 거대한 화두를 다룬다. 파르티잔의 전설, 감옥, 기다림, 여성의 내면이라는 소재들이 단순한 플롯을 넘어 윤리적 무게를 띠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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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끝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라의 표정은 말을 아낀다. 사랑인가, 체념인가, 혹은 둘 다인가. 그녀의 침묵은 한 시대가 감내해야 했던 침묵과도 같다. 사랑은 때로 시대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그러나 그것은 선택의 결과이며, 감정의 문제이기보다 존재의 질문이다.

영화 부베의 연인은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결국 기다리는 대상보다 자신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사랑이 아니라, 시대가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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